현역 군의관 ‘코로나19 초기 방역 성과’ 학술적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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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군의관 ‘코로나19 초기 방역 성과’ 학술적 입증
  • 이승준 기자
  • 승인 2020.09.09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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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시설 감염 확진자가 비집단시설에 비해 사망률 10% 높아,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세 감소 증명

현역 군의관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대한민국 초기 방역시스템의 성과를 학술적으로 입증했다.

육군사관학교 병원에서 신경외과 군의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여운탁(34세, 남) 대위와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에서 위탁환자 관리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연동건(34세, 남) 대위가 그 주인공.

집단시설 감염 확진자가 비집단시설에 비해 사망률 10% 높아,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세 감소 증명한 대위 여운탁(사진: 육군)
집단시설 감염 확진자가 비집단시설에 비해 사망률 10% 높아,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세 감소 증명한 대위 여운탁(사진: 육군)

이들은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의학 분야 종사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관련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연구 주제는 환자 발생과 전파에 대한 역학조사를 통해 전파경로에 따른 예후 및 전파력을 평가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행이 전파 확산 감소에 효과적인지 확인하는 것으로 선정했다.

객관적인 수치와 데이터를 얻기 위해 질병관리본부와 방역대책본부에서 공개한 확진자 동선 자료를 활용해 2,357명에 달하는 확진자 개별 동선을 추적하고 분류한 뒤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은 집단시설에서 감염된 확진자의 사망률이 비 집단 감염 확진자의 사망률에 비해 10% 이상 높다는 것을 검증하게 되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병원ㆍ요양 시설ㆍ전화상담실 등 이른바 집단시설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것은 익히 알려졌으나 사망자들의 감염 장소에 관한 연구와 분석은 부족했던 측면을 고려할 때, 이들의 연구결과는 고위험 집단시설에 대한 집중 관리와 이를 위한 방역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통계적 근거로 활용가치가 높다.

또한, 지역사회의 감염 차단을 위해 실시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이 전체 감염과 집단 감염에 있어 확산세를 유의미하게 감소시킨다는 것도 함께 증명했다.

집단시설 감염 확진자가 비집단시설에 비해 사망률 10% 높아,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세 감소 증명한 대위 연동건(사진: 육군)
집단시설 감염 확진자가 비집단시설에 비해 사망률 10% 높아,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세 감소 증명한 대위 연동건(사진: 육군)

수 개월간의 연구를 통해 작성한 이들의 논문 ‘대한민국 COVID-19 확진자 개인별 접촉 동선 추적 역학조사’는 지난 8월 말 의료정보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온라인 의료정보학 저널’(JMIR medical informatics: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게재되었다.

국제학술지에 코로나19와 관련해 2,000명 이상의 확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연구결과가 게재된 사례는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으로 여운탁 대위는 이 논문의 주저자, 연동건 대위는 교신저자로 세종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이승원 교수 등과 공동 연구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와 향후 활용에 대한 자문을 얻기 위해 접촉한 ‘영국의학회지’(BMJ : British Medical Journal)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최신 연구로서 관련 의학자들에게 활발히 공유할 필요성이 있어 세계보건기구(WHO : World Health Organization)에 의견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여운탁 대위는 “육군사관학교 군의관으로서 생도와 장병 진료에 성심성의껏 매진하는 것도 국가에 보답하는 일이지만, 적극적인 학술 연구를 통해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 또한 국가에 이바지한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복무 기간동안 진료와 연구에 힘쓰는 군의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동건 대위는 “이번 연구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고위험 집단시설 집중 관리, 확진자 동선 파악을 포함한 역학조사 등 K-방역의 다양한 방법의 통계적 근거 분석에 집중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추후 방역의 효과를 예측하고 방역 계획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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