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대함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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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대함미사일
  • 신선규 기자
  • 승인 2019.11.0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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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방산을 대표하는 콩스버그의 미사일

 노르웨이 콩스버그사의 펭귄 대함미사일

 

 개 발

 노르웨이의 해군력 건설은 전통적으로 연안 방어 지향적이었다. 노르웨이가 NATO 회원국으로 냉전 시기를 보내던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노르웨이 남부 해안과 덴마크 북부 사이에는 협소한 스카게락(Skagerrak) 해협이 위치하고 있으며 북서쪽의 길고 복잡한 해안선은 북극해와 맞닿아 있다.

노르웨이와 같은 약소국이 폴란드, 스웨덴, 러시아 등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군사 세력들이 빙 둘러싸고 있는 발트해 내해로 해군력을 투사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냉전 시절 노르웨이 해군과 공군은 발트해에서 수세적인 입장일 수밖에 없었다.

즉, 발트해에서 대서양으로 진출하는 입구라 할 수 있는 스케가락 해협을 덴마크와 함께 차단함으로써 소련 해군의 발틱 함대가 대서양으로 접근하는 것을 원천 봉쇄하는 것이 NATO 회원국으로서의 노르웨이의 역할이었다.

또한 북서쪽의 노르웨이해에서 좀 더 올라가면 소련의 북해 함대가 활동하는 바렌츠(Barents)해와 소련 북해함대의 중요 거점 중 하나인 무르만스크(Murmansk)항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유사시에는 북서쪽 해안이 그대로 소련 해군의 위협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길고 복잡하며 도서 지역이 산개해 있는 북서쪽 해안에서 소련 해군을 거부하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 군사력 건설이 이루어졌으며 이에 맞는 무기체계의 확보를 시도하게 된다.

 펭귄 대함 미사일도 이러한 노르웨이 해군의 연안 방어 전략에 맞추어 개발된 무기체계로 첫 개발은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르웨이의 콩스버그(Kongsberg)사를 중심으로 해군의 고속정에 탑재할 단거리 대함 미사일의 개발이 시작되었으며 1972년부터 노르웨이 해군에 배치가 시작되었다.

 

SH-60B 대잠헬기에서 발사되는 펭귄 대함미사일(사진 미해군)
SH-60B 대잠헬기에서 발사되는 펭귄 대함미사일 (사진: 미해군)

 

펭귄 1 공대함 미사일

 펭귄 대함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30Km에 채 못 미치는 단거리 대함 미사일이다.

 해안선이 길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협소한 영해에서 적 함대의 접근을 차단해야 하는 작전을 수행해야 하며 자체 탐지능력이 부족한 고속정에서의 운용을 염두에 두고 설정된 작전 요구 성능에 맞추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개발되었던 대함 미사일들이 대부분 종말 유도를 레이더 유도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펭귄 대함 미사일은 적외선(IR) 유도 방식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는 노르웨이의 복잡한 해안 인근으로 접근하는 표적에 미사일을 유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레이더로 표적을 유도해야 할 경우 노르웨이 해안의 복잡한 지형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클러터로 인해 시커가 표적의 반사 신호를 인식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 공군 하푼(Harpoon) 블락 2(Block 2)의 경우 표적이 위치한 해안에서 발생하는 클러터 맵과 대조하는 방식을 이용하여 표적 신호 외의 잡음들은 필터링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연안에 위치한 지상 표적까지 공격 가능하지만 70년대 당시에는 넓은 해안 곳곳의 방대한 노이즈 맵을 확보해서 이를 이용한 이동 표적 지시/추적을 할 방법이 거의 없었다(펭귄 미사일이 개발되던 시기에 베트남에서는 미군의 F-4 전투기의 레이더가 지상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처리할 방법이 거의 없어서 AIM-7 공대공 미사일의 하방 공격이 불가능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이해가 쉬울 듯).

이 때문에 미사일의 중간 유도는 관성항법시스템(INS)을 이용하지만 종말유도는 적 함정의 적외선 신호를 미사일의 IR 시커가 컨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적외선 시커를 이용한 종말유도방식은 크기가 작아서 레이더에 대한 우수한 저피탐성능을 갖는 펭귄의 장점에 종말유도단계에서도 적함의 ESM등에 노출된 신호를 방출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더하기 때문에 표적이 된 적 전투함이 적기에 미사일에 대응하기 어렵게 하는 전술적 이점을 제공하게 된다.

물론 최근에는 전투함에 광범위하게 스텔스 설계가 적용되어 IR 신호 방출량이 높은 연돌에도 열 전달을 방해하거나 혹은 주변 대기와 배출 가스를 혼합하는 장치의 통합 등의 방법으로 전투함에도 IR 센서에 대한 스텔스 성능이 도입되고 있지만 펭귄 대함 미사일이 개발되던 시기에는 함정의 연돌 등에서 발생하는 높은 적외선 신호의 억제를 염두에 두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협소한 지역에서 충분히 적외선 시커로 적 함정을 찾아내 공격할 수 있었다.

침식이 심해 복잡한 해안 지형을 이용한 적절한 지형 매스킹(Terrain Masking)이 가능할 경우 적 함정의 레이더 등을 피해 표적에 돌입할 수 있기 때문에 펭귄 대함 미사일에는 레이저 고도계 등을 이용하여 시 스키밍(Sea skimming) 기능과 함께 제한적인 지형추적기능(Terrain Follow)이 통합되어 있다.

펭귄 Mk.2 Mod7 개량형 미사일(사진 미해군)
펭귄 Mk.2 Mod7 개량형 미사일 (사진: 미해군)

 

펭귄 MK. 2 공대함 미사일

 고속정에 탑재할 목적으로 개발된 펭귄 대함 미사일을 바탕으로 NATO 주요국의 해상 작전용 헬기에 탑재할 목적으로 개발된 공대함 미사일이 펭귄 MK.2 대함 미사일이다(초기에 개발된 미사일은 이에 따라 펭귄 1, 혹은 펭귄 MK.1으로 분류된다).

펭귄 MK.2 미사일은   고속정보다 더욱 원거리 해상 표적 탐지/추적이 용이한 해상 작전 헬기에서 운용할 목적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보다 긴 사거리를 갖도록 개발되어 펭귄 MK.1보다 약 10Km 가량 사거리가 더욱 확장되어 최대 사거리는 30Km다.

펭귄 MK.2 대함 미사일은 1980년부터 노르웨이 해군에 배치되었으며, 미 해군에 채택된 후에 AGM-119로 분류되었으며 미 해군의 주력 대잠 헬기인 SH-60B등에 탑재되었다.

이 시스템은 LAMPS III에 해당하는 대잠 헬기에 탑재를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기 때문에 SH-60B뿐만 아니라 UH-60 헬기의 상용 버전인 S-70의 해상작전용 헬기와 SH-2G 시 스프라이트(Sea Sprite) 등에도 탑재가 가능하다.

해상 작전용 헬기에 탑재를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기 때문에 MK.1과 달리 미사일의 날개를 접은 상태로 헬기에 탑재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펭귄 MK.2 대함 미사일 시스템은 유도탄과 MLA(Missile Launcher Assembly), MCS(Missile Control System)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펭귄 MK.2의 MLA는 탑재 헬기의 파일런에 결합되며 MLA에 연결되어 있는 MCS는 MLA가 발사 모기에 결합될 때에 발사 모기의 화력통제시스템 등과 링크되어 미사일과 발사 모기의 화력통제시스템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즉, 발사 모기는 MCS를 통해 미사일에 발사 전 관성유도시스템 등에 데이터를 전송하게 되며(통상적인 관성항법시스템은 초기 위치 데이터만을 입력하고 그 후에는 자체 연산에 의해 위치를 파악하며, 펭귄 MK.2의 시스템은 비행경로 등에 대한 사전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 발사 명령 역시 발사 모기에서 MCS를 통해 미사일에 전송된다.

펭귄 MK.1의 관성항법시스템은 25Km당 약 200m의 오차가 발생했으나 펭귄 MK.2의 관성항법시스템은 오차 누적도가 보다 낮아져서 정밀도가 더욱 향상되었다.

발사 전에 비행경로와 웨이 포인트(Way point)등에 대한 데이터 입력이 가능해짐에 따라 펭귄 MK.2는 프로그래밍된 데이터에 따라 좌/우 비행경로 변경과 기만 비행 등의 복잡한 비행이 가능하게 되어 적이 보다 대응하기 어렵게 되었다.

 1990년대 이후로 등장한 전투함에는 스텔스 설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RCS(Radar Cross Section)을 함정의 복원성 등과 절충하여 최소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IRST와 같은 적외선 센서에 대한 노출도 피하기 위해 적외선 신호를 억제하는 기술도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펭귄 MK.2의 적외선 시커는 펭귄 MK.1의 것보다 더욱 정밀해져야 할 필요가 있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시커가 통합된 펭귄 MK.2 mod 5가 등장하게 된다.

 펭귄 MK.3가 등장한 후에도 펭귄 MK.2의 또 다른 개량형인 펭귄 MK.2 mod 7이 개발되었다. 이 미사일은 펭귄 MK.2 mod3에 통합된 것과 같은 시커를 사용하지만 아날로그 신호 처리 프로세서를 갖는 펭귄 MK.2 mod 3와 달리 디지털화된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다.

또한 MK.2 초기형인 mod 3와 mod 5는 AGM-12 불펍(Bullpup) 공대지 미사일에 탑재된 것과 같은 WDU-32 탄두를 탑재하고 있지만 mod 7에는 WDU-39/B SAP 탄두가 탑재되었다. 펭귄 MK.2 mod 7은 미 해군에 채택된 후 AGM-119B로 분류되어 1994년부터 초기 운용단계에 들어가 SH-60B 대잠 헬기의 주력 공대함 미사일로 탑재되었다.

펭귄은 얼마전까지 미해군의 공대함 미사일 이었다. (사진 미해군)
펭귄은 얼마전까지 미해군의 공대함 미사일 이었다. (사진: 미해군)

 

 펭귄 MK.3 공대함 미사일

 펭귄 MK.3는 노르웨이 공군의 요구에 의해 개발되었다.

노르웨이는 1970년대에 덴마크, 벨기에, 네덜란드와 함께 F-16A를 공용 전투기로 채택한 나라이다.

당시 F-16A 전투기는 근접 공대공 전투 임무 등에 한정되어 제한적인 능력을 갖는 전투기였으며 이에 따라 F-16을 최초로 채택한 유럽 4개국은 일찍부터 미국과 함께 F-16A의 성능 향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노르웨이 공군의 경우 F-16A에 상륙 거부와 방어적인 해상 차단 능력 등을 부여하고자 하였으며 이 때문에 이미 70년대부터 펭귄 대함 미사일을 F-16 전투기에 탑재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F-16 전투기에 탑재 가능한 펭귄 대함 미사일은 펭귄 MK.3로 분류되며 미군에서는 이 미사일을 AGM-119A로 분류하고 있다. 70년대에 이루어진 개념 연구를 바탕으로 1982년 콩스버그사가 펭귄 MK.3 개발의 주 계약자로 선정되어 프로토타입의 제작이 이루어졌다.

개발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1984년에 5기의 펭귄 대함 미사일 시제품의 시험 발사가 이루어졌으며 1987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 노르웨이 공군에 납품되기 시작하여 1993년부터 초기 운용단계에 돌입하였다.

미군에서도 AGM-119A라는 이름으로 채택하기 위해 시험 평가를 실시하여 1994년에는 미 해군의 스프루언스(Spruance)급 구축함 휴잇(Hewitt. DD-966)에서 이륙한 SH-60B 대잠 헬기에서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하였으며 림팩 94에서도 SH-60B에서 발사된 펭귄 MK.3가 표적을 파괴하는데 성공하였다.

 펭귄 MK.3는 펭귄 MK.2보다 더욱 긴 사거리를 위해 미사일의 탄체가 더욱 길어졌다. 또한 비행제어시스템이 디지털화되었다.
이에 따라 사거리는 최대 40Km로 MK.2보다 10Km 가량 더욱 향상되었으며 발사 전에 비행고도와 웨이 포인트, 공격 가능 표적 등에 대한 데이터를 입력하여 적함이 대응하기 힘든 보다 복잡한 비행과 표적 변경 등이 가능해졌다.

펭귄 MK.3의 레이더 고도계는 디지털 비행제어 시스템과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고도계를 통해 획득한 고도 데이터가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비행고도와 다를 경우 자동적으로 비행제어시스템이 미사일의 비행고도를 입력된 비행고도와 일치하도록 미사일의 비행을 제어하여 시 스키밍(Sea-skimming) 비행이 가능하게 한다.

[디펜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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