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의 군전관예우 … 정책위원제도 개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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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의 군전관예우 … 정책위원제도 개혁 필요
  • 이치헌 기자
  • 승인 2021.10.0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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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의 최첨단 무기체계 개발을 맡고 있는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합참의장과 각 군 참모총장 등 최고위직 장군들에 대한 전관예우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민홍철 위원장(더불어민주당·경남 김해갑)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ADD는 2005년부터 정책위원 제도를 운영하며 4성 장군 출신인 전직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과 방위사업청장, ADD소장을 정책위원으로 위촉해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5월부터는 3성 장군 출신의 해병대사령관도 정책위원에 포함됐다. ADD 내부규정인 ‘정책위원 운영요령’ 제5조에 따르면 통상 과학기술 분야 교수나 방위사업 전문가로 구성된 ADD 임명직 이사 역임자도 정책위원으로 위촉이 가능하나 실제 위촉한 사례는 없었다. 

최근 3개월간 월별 자문내역(자료:민홍철의원실)
최근 3개월간 월별 자문내역(자료:민홍철의원실)

또한, 규정에 따르면 전직 합참의장과 각 군 참모총장 등 같은 보직의 퇴임자가 둘 이상일 경우 최근에 퇴임한 사람을 정책위원으로 위촉한다. 능력을 떠나 전임자는 후임자가 퇴직하면 정책위원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책위원이 실질적인 정책 자문을 위한 것이 아니라 ADD의 고객이라 할 수 있는 각 군의 최고 수뇌부 출신 장군들을 위한 전관예우 자리라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다.

정책위원은 국방연구개발 및 무기체계 관련 정책 등에 대한 자문을 수행하며 자문 1건 당 40만원의 자문료를 받는다. 흥미로운 것은 모든 정책위원이 대체로 매월 공히 8건의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3월 이뤄진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KF-X AESA 레이다 비행시험 방안수립’이라는 자문과제에 공군 KF-X AESA 레이다와 업무 관련성이 떨어지는 육군참모총장과 해군참모총장 등이 자문에 참여했고 올해 7월 이뤄진 ‘항정추적어뢰 기만이 포함된 어뢰 방어체계 발전전략’ 과제에는 해군 어뢰 방어체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육군참모총장 및 공군참모총장 등이 자문에 참여했다. ADD가 필요에 의해 자문과제를 만들고 그 주제에 적합한 정책위원에게 자문을 의뢰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자문료를 챙겨주기 위해 억지로 자문과제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규정에 따라 자문을 수행한 정책위원은 자문결과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개인별로 작성하지 않고 하나의 자문결과서에 모두가 서명만 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정책위원 운영요령’ 제8조 제2항에 따라 정책위원은 「국가공무원법」 제65조(정치운동의 금지)를 준용하여야 하며 따라서 정당이나 그밖의 정치단체 결성에 관여하거나 가입할 수 없게 돼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ADD 소장은 해당 정책위원을 해촉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8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예비후보 캠프에 합류한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과 이왕근 전 공군참모총장은 한달 넘게 정책위원으로 활동하며 자문료를 받다 9월 30일 뒤늦게 해촉되었다. 김용우·이왕근 전 참모총장은 19년 5월 위촉 이후 각각 8천 만원, 8천 8백만원의 자문료를 받았다. 

민홍철 위원장은 “국방과학연구소의 정책위원 제도가 형식적인 운영으로 전관예우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며 “차제에 정책위원 제도의 효과와 실효성을 따져보고 실질적인 자문이 이루어질수 있도록 대폭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디펜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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