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다시 태어난 ‘호국영웅 정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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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다시 태어난 ‘호국영웅 정지함’
  • 김보경 기자
  • 승인 2020.03.12 0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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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정지함
‘잠수함의 기적’과 ‘호국영웅 정지함’의 의미

                                   

정지함(사진 해군)
정지함(사진 해군)

안보에 대한 중요성은 어떠한 시기라해도, 아무리 언급한다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안보는 군과 연결되어 있지만 군에서만 중요시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안보의 최후의 보루는 국군이지만 안보의 책임은 모든 국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해주는 듯 많은 이들이 군의 안보를 격려하고 응원하고 있다. 오늘은 군을 위한 특별하고 새로운 응원에 대해 나누고자 한다.

그들은 대한민국 해군 잠수함사령부(이하 잠수함사령부)의 일이라면 항상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고려 말 정지 장군의 후손인 하동정씨 경렬공파(종회장 정찬섭, 71세) 종회이다. 하동정씨 종회는 잠수함사령부에 우리나라 서양화가의 대표적 인물로 세계가 인정하는 이양섭 화백의 미술작품을 기증했다. 그 이유는 정지 장군의 이름을 딴 잠수함인 정지함이 해군잠수함사령부에 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서는 이 잠수함을 정지함으로 불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하동 정씨 경렬공파 종회가 왜 미술 작품을 기증하게 되었는지 사무총장 정회태(64세)씨와 인터뷰 했다. 또 그들이 기증한 세계적인 화가 이양섭 화백은 누구이며 그의 작품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정지함이라고 불리는 이유

정지함은 1374년 공민왕 23년에 우리나라 최초로 수군 창설 계획을 입안하여 전라도 안무사로 발탁된 고려 후기 정지 장군의 이름을 딴 잠수함이다.

해군은 함정 유형별로 지명, 섬, 산봉우리, 역사상 추앙받는 인물 등의 이름을 군함의 이름으로 지정해 왔다. 해군은 고려 말 왜구 창궐기에 수군의 기강을 바로잡고 왜구 토벌에 공이 큰 정지 장군의 정신을 기려 정지함으로 명명했다.

 

어떤 잠수함인가

정지함은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건조하여 2007년 6월 13일 진수식을 가졌다. 2008년 11월, 해군에 인수 된 후에 전력화 과정을 거쳐 2009년 9월에 작전에 배치되었다. 이 후 지금까지 해군잠수함사령부에 소속되어 상선·어선 등 선박 이동이 많은 가장 깊고 위험한 환경에서 대한민국의 영해를 지키고 있다.

정지함의 제원은 길이 65.3m, 폭 6.3m, 무게 1800톤(214급으로 불림, 214급 2번함)으로 최대 속력은 시속 30km(20노트)이다. 40여명의 승조원이 탑승하여 작전할 수 있으며, 어뢰· 기뢰 · 유도탄 등의 무장을 탑재하고 있다. 특히 정지함은 다른 잠수함과 달리 외부의 산소 공급 없이 추진 동력을 제공하는 공기불유장치(AIP : Air independent Propulsion) 시스템을 탑재하여 2~3주 동안 물속에서 항해할 수 있어 수중 작전 능력이 다른 잠수함의 3배 이상 대폭 향상된 잠수함이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조선 산업과 대양해군의 꿈을 실현하려는 자주국방의 의지와 역량을 보여준 쾌거가 바로 우리 정지함이다. 

 

탁월함과 우수성을 증명하다.

2013년 7월 4일, 해군잠수함사령부에서 실시한 제 11회 적 잠수함 공격훈련 경연대회에서 10여척의 잠수함 중에서 정지함이 최우수함에 등극했다. 적 잠수함 공격훈련 경연대회는 우리 해역에 침투한 적 잠수함을 탐지하고 식별하여 적으로 판단되면 추적하여 공격하는 과정을 숙달하기 위해 마련한 대회였다.

공해상에서 탐지한 접촉물을 식별하여 추적하고 영해 침입이나 적대 행위에 대해 신속하게 공격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평가했다. 그 결과 정지함 승조원들은 일사불란한 팀워크를 발휘하여 적 잠수함을 탐지, 식별했고, 끈질긴 추적 과정을 거쳐 어뢰를 정확히 명중시켜 정지함은 최우수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최단기간 10만 마일 무사고 항해 달성

2017년 2월 중순, 정지함이 인수된 지 8년 3개월 만에 정지함은 10만 마일(185, 200km) 무사고 항해 기록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는 2년 4개월의 잠항 즉 물속에서 쉬지 않고 항해한 것이며, 지구를 4바퀴 반을 돌아야 하는 거리를 사고한번 없이 말 그대로 무사고로 항해한 것이다.

이는 다른 잠수함, 예를 들면 장보고함이 동일 기록을 달성한데 비해 4년 4개월을 단축한 것으로 정지함의 작전 운용 비중이 매우 크고, 잠수함 전력운용 능력이 크게 신장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지함은 214급 잠수함으로 손원일함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도입했고 현재 포르투갈과 그리스도 운용하고 있는데, 10만 마일 무사고 항해를 달성한 것은 정지함이 세계 유일한 것이다.

 

정지 장군의 명성처럼 앞으로도 계속

왜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다에 싸웠던 정지 장군처럼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반도 해역에서 정지함은 무사고 항해 10만 마일을 달성하였고, 당당한 위용을 자랑하며 대한민국 영해를 지키고 있다. 정지함이 무사고 항해 10만 마일을 달성하고 최우수 잠수함으로 등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지함 자체의 우수한 기본성능 때문이다.

둘째, 이를 바탕으로 한 정지함 승조원들은 물론 수리창 등 육상 지원요원들과의 완벽한 팀워크와 정비, 수리, 교육, 훈련, 작전 등이 최적의 조화를 이루어내었기 때문이다.

셋째, 깊은 바다 속에서 승조원들의 탁월한 잠수함 운용능력은 물론 열정과 헌신을 다 해 임무를 완수한 덕분이다.

넷째는 정지함의 구호인 ‘가자! 수중으로, 지키자! 국가 자존심’인 것만 보아도 정지 장군의 기상을 물려받은 승조원들의 군인정신 때문이다.  

이처럼 우수하고 탁월한 정지함은 적에게는 가장 두려운 존재이자, 우리 국민에게는 가장 믿음직한 국가 전략자산으로서 잠수함부대의 위상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미술작품을 기증하게 된 이유
 
지난 2017년 5월 17일, 정지 장군의 후손인 하동정씨 경렬공파 종회(종회장 정찬섭, 71세)에서는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화가 이양섭씨의 미술 작품 ‘잠수함의 기적’과 ‘호국영웅 정지함’을 잠수함사령부에 기증하였다. 사무총장 정회태(64세)씨는 기증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희 가문의 가장 큰 자랑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우신 정지 장군이십니다. 우리 후손들은 늘 정지장군의 후손답게 살기를 원하고 본받으려 행동하고 있습니다. 국가안위가 바로 나의 안위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나라를 지키는 군을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해군에서 정지 장군의 이름을 딴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어 지금까지 1년에 한 번씩 관심을 갖고 잠수함사령부 행사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2015년 잠수함사령부가 창설되었고, 이후 2년이 넘어 우리 종회에서 새 신축 건물에 의미 있는 작품을 기증하자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잠수함사령부의 신축 건물에 정지함 그림을 선사하여 오가는 사람들이 보고, 정지 장군의 모습을 기리고 충성과 명예, 그리고 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일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되새길 수 있을 것 같아 기증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그림의 이유를 가장 잘 표현해 주실 수 있는 세계적인 화가 이양섭 화백님의 그림을 선사하고 싶어 작가님께 부탁을 올리게 되었고, 상상을 초월한 대작이 나와서 기증하는데 매우 보람이 되었습니다.”

 그의 말에서 위대한 조상의 뜻을 이어받아 살려고 노력하는 하동정씨 경렬공파 종회에서 보여주는 나라사랑의 마음이 여지없이 투영된다. 이들은 하동정씨 9대 손인 정지 장군을 중시조로 모시고 있으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정지 장군의 모습을 생각하며 군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랑의 안보를 지금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잠수함의 기적’과 ‘호국영웅 정지함’의 의미

이양섭 화백은 어떤 사람

속된 말로 그림의 가치는 화백만 보아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만큼 이름값을 하는 화가가 그린 작품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대표적 서양화가인 민초 이양섭 화백(55세)은 한마디로 미술계의 세계적인 거장이다. 그는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에서의 개인전을 필두로 세계무대 즉 미국 LA와 San Diego, 스위스 Bazel, 독일 Frank Furt, 프랑스 Paris, 영국 London, 러시아 Moscow, 일본 Osaka, 중국 Beijing, 필리핀 Manila, 체코슬로바키아 Praha, 그리스 아테네 등지에서 22회의 개인전과, 총 270회의 단체전에 참가하여 매 전시회 때 마다 예술계의 극찬을 받아왔다. 

그는 2007년에 실시한 제26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본상 문인화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국제적인 수상으로는 2010년 Colombo Arts Collection 금상, 2011년 Paris Arts Collection 금상, 2011년 Frank Furt Arts Collection 금상, 2012년 서울과 Paris Arts Collection에서 각각 금상을 수상했고, 2012년 London 올림픽게임과 Arts Collection에서 특별상, 2013년  Moscow  Arts Collection에서는 평론가상을 수상했고, 카사블랑카 국제공모전과 초대전에서 금상, 올해 2017년 체코슬로바키아 프라하 국제초대전 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그는 한국문화예술협회 상임부회장이자 필리핀 국립 EARIST대학 미술과 교수로 재중 중이며 꾸준히 작품 활동과 후학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양섭 화백의 작품은 향후 평창 동계 올림픽 발전전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정지함, 예술의 세계와 승화되다.

하동 정씨 경렬공파 종회에서 기증한 이양섭 화백의 그림은 두 점이었다. 한 점은 ‘잠수함의 기적’이고, 또 다른 한 점은 ‘호국영웅 정지함’이다. 이 두 작품의 제목 역시 이양섭 화백의 영감에서 나왔다.

이화백은 ‘잠수함의 기적’이 탄생된 것은 정지함의 위력과 장병들의 불굴의 투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잠행하면서 지상에서는 보이지 않는 큰 물고기가 날기도 하고 수중 밖에서 큰 힘을 가진 매를 큰 물고기가 잡는 것은 기적이고 이를 화면에 담기를 원했는데 보이지 않는 정지함이 보이는 수상함을 격파하는 장면으로 묘사하며 작품에 전념했다고 한다.

또 다른 그의 작품 ’호국영웅 정지함‘은 부대에서 제공해준 사진 속의 정지함을 묘사하였는데 정지장군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호국의 의미를 깨치기 바라는 마음에서 정지함의 순항이 정지 장군과 그를 본받고자하는 장병들의 호국과 나라사랑의 충성심에서 나온 것‘으로 표현되었다고 말했다. 작가의 의도대로 내 조국, 내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는 힘이 정지함의 순항에 담겨있는 것이다.

그림으로 승화된 정지함은 이양섭 화가의 예술작품 속에 투영되어 정지함이 갖는 호국영웅의 정신과 의미로 재해석되었고, 이는 해군 장병들과 하동정씨 경렬공파 종회는 물론 많은 이들에게 전파될 것이다.

 

[디펜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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