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¼톤 표준차량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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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¼톤 표준차량의 조건
  • 이치헌 기자
  • 승인 2020.03.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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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¼톤 표준차량이 개발되어야 하는 방향

차기 ¼톤 표준차량, 이렇게 개발되어야 한다

2017년부터 전력화하는 소형 전술차(LTV)가 K131의 후속 차량으로 알려져 있는데, 소형 전술차는 엄연히 새로운 차급으로 기존의 표준차량과는 구별되며 굳이 대입하자면 1¼톤급(K311(A1))에 가깝다.

야전 지휘차량과 무장 탑재차량은 소형 전술차를 쓰고 지휘관 이동용 및 부대 행정용 차량은 상용차량을 쓴다 하지만, 전술했듯이 군에서는 지휘관용이나 행정용 차량이라 해도 전장에서 직접 운용해야 하는 만큼 상용차량이 전면적인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

차기 ¼톤 표준차량은 현대 전장에서 운용하게 될 차량인 만큼 기존 표준차량의 성능에 현대 전장에서 요구되는 성능을 더하여 개발되어야 할 것이며 지금부터 이에 대해 논의해 보기로 한다.

기아자동차에서 전시한 모하비 컨셉 (사진: 디펜스 투데이)
기아자동차에서 전시한 모하비 컨셉 (사진: 디펜스 투데이)

 

기존 표준차량의 작전 요구 성능(ROC)

표준차량은 야전에서 운용하는 차량인 만큼 내구성과 야지 기동성이 매우 중요하므로 기본적으로 상용차량(0.8mm 이하)보다 두꺼운 철판(1.4mm 이상)을 사용한 프레임 바디 설계에 종경사 60%(31˚) 이상의 전/후진 등판능력과 일정 깊이의 도섭 능력(K131 기준 510mm)을 갖추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전륜(全輪)구동 방식, 도섭 라인에 걸친 부분(차축, 엔진, 변속기 등)과 전장품의 방수 설계, 상용차량보다 높은 최저지상고(K131 기준 220mm 이상)와 큰 접근각/이탈각(각각 약 40˚/30˚~40˚)이 필수적이다.

또한 험로 탈출에 용이하도록 후차축에 차동제한장치나 차동 잠금장치를 적용해야 하며, 현대에 생산되는 차량은 전자제어식 엔진 및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므로 차량 전장품에 반드시 전자전 방호가 가능한 EMI 차단 설계를 적용해야 한다. 혹한/혹서기(-32℃~43℃)에도 엔진 시동이 가능해야 하고, 등화관제용 등화류를 반드시 장착해야 한다.

그리고 트레일러 등 피견인차량을 야지에서도 견인할 수 있어야 하며, 수명 주기가 상용차량에 비해 길게 설정되고 유사시를 대비해야 하는 군 운용 특성상 정비를 처음 배우는 병사도 정비가 가능하도록 구조를 간단하게 하고 다른 표준차량과 주요 부품이 호환되도록 설계하여 후속 군수지원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현대 전장 환경에 요구되는 성능

기 운용중인 표준차량은 내구성 및 야지 기동성은 뛰어나지만 현대전에 적합하지 않은 오래된 설계이므로 차기 ¼톤 표준차량은 현대 전장에서 요구되는 성능 및 사양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일단 전장에서 주로 운용할 군 전술차량이므로 각종 전자장비와 편의장치는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자동변속기, 냉난방장치, 내비게이션, 후방 카메라는 반드시 적용하여 탑승 인원의 전투 피로도 증가로 인한 불필요한 전투력 손실을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에어컨은 혹서기 전투 피로도 감소에도 유용하지만 양압을 형성하여 화생방 상황시 외부로부터의 작용제 침투를 어느 정도 막아주는 역할을 하므로 반드시 적용되어야 하며, 탑승자의 안전과 험지 기동성 향상을 위한 사양으로 타이어 공기압 자동조절장치(CTIS)와 ABS 브레이크 역시 적용해야 한다.

더불어 행정 업무용이 주된 용도라 하더라도 지휘관이 탑승하고 실제 전장을 누벼야 하므로 무전기와 화생방 경보기를 기본 탑재할 수 있어야 하고, 첨단화되는 지휘통제 시스템에 대응하기 위하여 차내에서 노트북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AC 220V용 인버터도 적용해야 할 것이다.

 

기아자동차의 ¼톤 표준차량 컨셉카

우리 군 표준차량을 개발, 생산하는 기아자동차는 ADEX 방산전시에 기 개발된 소형 전술차와 함께 ¼톤 표준차량 컨셉카를 공개하였다.
이 차량은 상용 SUV인 모하비의 프레임을 기반으로 제작되었고 아직까지는 구상 단계인 차종이라 모하비의 바디를 거의 그대로 쓴 외형이지만 차후 군 당국에는 ROC를 반영한 설계를 적용하여 제안될 예정이다.

 

군 ROC에 상용차 플랫폼이 적절하게 조합이 필요 

국방부는 2005년부터 표준차량을 상용차량으로 대체 보급하는 정책을 시행해왔으며 2020년까지 현 표준차량의 60%를 상용차량으로 대체한다는 정책을 시행중이다.

하지만 전시 및 북한 지역에서의 기동까지 고려해야 하는 군 작전차량의 특성상 무분별한 상용차량 도입은 분명 문제가 있으며, 이는 항상 유사시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 군 당국부터 비용 절감만을 고려한 안이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의문을 지울 수 없게 한다.

물론 군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조직인 만큼 비용을 절감하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군 ROC를 적극 반영한 기동성, 신뢰성이 높은 전술차량을 도입하는 것은 세금을 아끼면 안되는 사업이라 할 수 있으며, 그것이 지휘관 이동용 중심의 행정용 차량이라 할 지라도 실제 전투 현장을 누비는 전술차량이라면 엄연히 상용차량과 구별되어야 한다.

아울러 현대의 자동차 기술은 상용차량을 중심으로 발달하고 있으며 처음부터 군 전용 사양으로만 개발하게 되면 비용이 많이 소요됨은 물론 시장성 역시 한정되므로, 상용차 기술 플랫폼을 바탕으로 군용 사양을 적용하는 ‘상용 군용화’ 방식으로 개발되어야 최신 기술 적용과 함께 개발, 획득 및 운용유지비용 절감은 물론 수출 등 판로 확대에도 용이할 것이다.

ADEX에 공개된 컨셉카 단계에서 군 ROC를 적극 반영한, 세금이 아깝지 않은 결과물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기아자동차에서 전시한 모하비 컨셉 (사진: 디펜스 투데이)
기아자동차에서 전시한 모하비 컨셉 (사진: 디펜스 투데이)

[디펜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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