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배치된 항공투하 전술핵, F-104 전투기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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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배치된 항공투하 전술핵, F-104 전투기를 중심으로
  • 신선규 기자
  • 승인 2020.03.24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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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배치된 B61 항공투하 전술핵

 이미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국은 냉전시대에 다양한 종류의 전술핵과 그 투발 수단을 NATO 주요 국가의 기지에 배치, 비축하고 운용한 바 있다. 미국은 일부 NATO 동맹국에 전술핵을 배치하면서 해당 동맹국에게 전술핵 공동 사용 권한을 부여하였다.

현재공군의 B61 항공투하 수소폭탄이 유럽 NATO 동맹국과 공동 운용하는 유일한 전술핵으로 남아있다.

 현재까지 250기 이내의 B61이 유럽의 NATO 공군 기지 일부에 배치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B61이 배치된 공군기지를 운용하는 동맹국 공군이 미국과의 합의가 도출되면 미리 지정된 표적에 투하할 수 있도록 미국과 협의가 되어 있다.

심지어는 핵보유국인 영국도 비교적 최근까지 영국에 배치되어 있던 미국의 B61 항공투하 전술핵을 미 공군과의 합의 하에 영국 공군 토네이도(Tornado)에 탑재하여 투하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었다.

 핵무기의 공유

 미국의 전술핵 공유는 특정 국가와의 일대일 공유가 아닌 다자간의 공유 형태로 더욱 스케일이 크다. 다양한 종류의 전술핵 운반, 투사 수단의 공유가 함께 이루어졌으며, 핵무기의 공동 운용을 위한 구체적인 작전 계획까지 공동으로 작성되었다. 

미국의 NATO 회원국과의 전술핵 공유는 대서양과 지중해의 안보에 대한 국제사회의 범국가적 합의와 초강대국 미국의 국력을 바탕으로 공개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실적인 억지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NATO의 전술핵 공유

  미국의 항공투하전술핵과 전술핵탑재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단거리 탄도 미사일, 지대지 크루즈 미사일, 전술핵탑재 지대공 미사일 등이 배치되었던 NATO 회원국은 영국, 독일, 터키,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그리스 그리고 캐나다 총 8개국이었다.

이 중 독일은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항공투하 전술핵을 탑재할 F-104G 전투기와 Tornado IDS를 냉전기간동안 대규모로 운용하였으며 퍼싱 탄도 미사일을 인계받아 운용하였다. 이탈리아와 터키 또한 F-104G를 도입하였으며, 사거리 1,000Km가 넘는 SM-78 준중거리탄도미사일의 일부를 넘겨받아 전술핵 투발수단으로 관리, 운용한 바 있다.

 이탈리아 공군의 전술핵

 냉전 시대에 NATO 회원국들이 인계받아 운용한  전술핵 운반, 투하 수단들을 살펴보면 각 회원국들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Fiat사에서 면허생산한 F-104G를 운용하면서 유사시 Aviano 공군기지에 배치된 항공투하전술핵을 탑재하고 북쪽 국경 너머 동북쪽에 위치한 동독 남부의 표적을 타격함으로써 서독 남부 지역 전선에 대한 바르샤바 조약군의 공세를 돈좌시키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었다.

또한 이들의 F-104G는 소련 해군의 흑해함대가 보스포러스 해협과 다다넬스 해협에서 터키군과 미군의 저지를 돌파하고, 에게해의 다도해에서 그리스 해군과 공군이 구성할 수 있는 다수의 열도 방어선까지 돌파하여 지중해에 진출할 경우, 이를 타격하는 역할도 담당하였다.

다시 말해 지중해로 진입한 소련의 흑해함대에 대한 전술핵 공격 임무도 담당하였다.

 발칸 반도의 유고 슬라비아 공화국을 바르샤바 조약군이 침공할 경우, 이를 저지하는 것 또한 이탈리아군이 미군과 함께 담당하는 역할이었다.

유고 슬라비아 공화국은 공산 국가였지만 소련과 거리를 두고 있었으며, 바르샤바 조약국으로 몇차례 침공 위협을 받기도 하였다. 유고슬라비아가 바르샤바 조약군에 의해 점령당할 경우, 그리스가 북방의 위협을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질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발칸 반도가 연쇄적으로 소련의 세력권 안에 들어가게 될 경우 소련 해군이 지중해로 진입하는 입구가 열리게 되고, 터키는 흑해와 에게해 양쪽 방면에서, 그리고 이탈리아는 아드리아해를 통해 바르샤바 조약국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 공군의 Aviano 공군 기지는 유사시 유고 슬라비아에 항공력을 투사하여 소련군의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공세를 저지하는 핵심적인 거점으로 기능하였다.

소련군을 발칸 반도에서 격파하기 위해 Aviano 기지에 배치된 미 공군과 이탈리아 공군 전투기들은 항공투하 전술핵을 탑재, 투하하는 역할도 담당하였다. 이 때문에 Aviano 기지는 미국의 유럽 배치 전술핵 비축 기지 중 하나로 운용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Aviano 기지의 발칸 반도에 대한 항공력 투사 거점으로서의 역할은 냉전 종식 이후에도 계속되어 1999년에 얼라이드 포스(Allied Force) 작전에도 Aviano 기지가 세르비아에 항공력을 투사한 핵심 거점으로 운용되었다.

  이태리 공군 F-104G에서 투하하는 전술핵(70 ~ 80 킬로톤급 MK. 28 또는 MK.43. MK.43 중 1 메가톤급 탄은 동맹국과 공유하지 않는 전략핵)의 역할은 주로 동독과 서독의 남부 국경 후방에 대기하는 기동 세력, 또는 해당 방면으로 기동하는 세력에 대한 차단 공격이었다.

터키 공군의 전술핵

 터키 공군은 흑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소련의 우크라이나 방면과 루마니아, 그리고 아르메니아 방면의 터키-소련 국경 너머의 소련군을 타격하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인계받은 전술핵을 관리, 운용하였다.

 터키와 흑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세바스토폴 등에는 소련 흑해 함대가 배치되어 있었다. 또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는 우크라이나 방면에 배치된 소련 항공세력의 원활한 가동을 위해 각종 소요 부품을 생산, 보급하기 위한 시설이 가동되고 있었다.

 따라서 터키군의 역할은 흑해 함대의 에게해 진입을 차단하며, 아르메니아 방면의 소련 지상군의 침공을 국경에서 저지하는 최전선의 역할이었다. 이런 역할에 맞추어 터키에는 Incirlik 공군 기지에 항공투하 전술핵이 배치되었다.

  소련이 아르메니아-그루지아 벨트에  밀도 높게 전개된 터키 방어 세력과 험한 지형을 극복하기 위해 전술핵을 사용할 경우, 터키 또한 Incirlik 공군기지에 배치된 항공투하 수소폭탄을 F-104G 또는 F-100F에 탑재하여 해당 전선의 소련군을 일거에 격멸할 수 있었다. 이는 아르메니아 방면 국경 등에서 소련이 터키를 상대로 전면적인 공세를 할 수 없도록 억제하는 기능을 하였다.

구서독 공군의 전술핵

 바르샤바 조약군을 긴 국경을 경계로 마주하고 있던 서독은 NATO 회원국 중 공대지 전술핵 수요가 가장 많았다.

 따라서 미국은 Büchel 공군기지를 포함한 서독의 주요 공군기지에 MK.43등 항공투하 수소폭탄을 대량으로 배치, 비축하였다.

 그보다 좀 더 전선에 가까운 표적에 대한 공격과 소련의 화력지원제대, 돌파된 전선 방어 등을 목표로 전술핵을 사용할 때에는 F-104G가 주력 투사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네덜란드,벨기에 공군의 전술핵

 서독 배후에 위치한 네덜란드와 벨기에에도 미국의 전술핵이 배치되었는데, 이는 서독과 미국, 그리고 서독에 주둔하는 영국, 프랑스, 캐나다군 등이 틀어막아야 하는 전선이 돌파되어 전선이 서독 내부로 들어갔을 경우에 대비한 것이었다.

네덜란드 공군과 벨기에 공군은 주로 CAS 임무를 담당하였는데, 이러한 CAS 임무는 전선이 동독과 서독의 국경에 있을 때에도 수행되지만(네덜란드 공군은 F-16을 대량으로 도입하며 공중급유기도 도입하였다), 주로 전선이 베네룩스 3국에 접근하고 있을 때 전선의 서진을 저지하기 위해 주로 수행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공군 기지에 배치된 전술핵 또한 이와 같은 CAS 임무를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네덜란드에 배치된 전술핵은 유사시 주로 서독 영토에서 쓰일 핵무기들이었던 것이다.

이 또한 NATO 회원국에 배치된 미국의 전술핵이 각국의 임무 분담과 특성에 맞추어 배치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였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NATO의 전술핵 배치 현황

 독일의 통일과 냉전종식으로부터 2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독일 공군에서 미국의 항공투하 전술핵(B61)을 인계받아 투하하는 역할은 전적으로 Tornado IDS가 전담하고 있다. 이는 이탈리아 공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주요 NATO 회원국에 배치되었던 전술핵무기 중 영국과 캐나다, 그리고 그리스에 배치되었던 전술핵은 모두 퇴거하여 남아있지 않다. 현재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여전히 비축하고 있는 나라는 터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5개국이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Tornado IDS가 배치된 공군 기지에 미국의 B61탄이 남아있으며, 터키와 네덜란드, 벨기에는 F-16을 운용하는 부대에 미국의 B61탄이 배치되어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B61탄을 보유한 기지는 터키의 Incirlik 공군기지이다. 이는 터키가 오늘날에도 흑해에서 러시아를 견제하는 최전선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사진: 디펜스 투데이)
(사진: 독일 공군)
(사진: 디펜스 투데이)
(사진: 독일 공군)
(사진: 디펜스 투데이)
(사진: 독일 공군)
(사진: 디펜스 투데이)
(사진: 네덜란드 공군)
(사진: 디펜스 투데이)
(사진: 독일 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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