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전술트럭 기아자동차와 계약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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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전술트럭 기아자동차와 계약체결
  • 이치헌 기자
  • 승인 2020.04.14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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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중형전술트럭 컨셉 (사진:디펜스 투데이)
기아자동차의 중형전술트럭 컨셉 (사진:디펜스 투데이)

강력한 화력과 신속한 기동력이 중요시되고 있는 21세기의 전장에서 기동차량이 없이는 전쟁을 수행할 수 없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과 저출산으로 인해 육군은 지속적으로 병력을 감축하고 있으며, 인명을 중시하는 현대전의 추세를 반영하여 기존 도보 위주의 보병을 기동화하는 방안을 진행중이다.

따라서 군 당국은 노후화된 표준차량을 대체하고 전투원을 신속, 안전하게 전장으로 이동시킬 전술차량을 개발·도입할 계획이 있지만, 당국은 물론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기동차량은 전차나 미사일·함정·전투기 등에 비해 관심이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매우 다행히도 군 당국은 2017년 소형전술차량을 전력화하여 군 표준차량 세대교체의 기반을 마련하였고, 곧 1만여대의 군용트럭을 대체하기 위한 중형표준차량 사업에 착수하여 2020년 3월 31일 육군과 기아가 계약을 체결 했다.

표준차량의 특징

표준차량은 상용차량과 대비하여 쓰는 개념으로 군용차량 중 상용차량을 군에서 사용하는 것이 아닌 오로지 ‘군용’ 목적으로만 만들어진 표준화된 규격의 차량을 말한다.

따라서 군 전용의 표준 사양으로 만들어진, 궤도차량이 아닌 자동차만을 표준차량이라 하며 야전에서 운용할 목적으로 만드는 차량이므로 군 작전 요구 성능(ROC)을 충족해야 한다.

상용차량과 대비되는 표준차량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야지 기동성’으로, ¼톤/1¼톤/2½톤/5톤/15톤급 등의 체급별 분류는 포장도로 적재량이 아닌 ‘야지’ 적재량이 기준이며, 이 야지 적재량은 전진·후진으로 종경사 60%(약 31˚)를 등판할 수 있는 적재 중량을 뜻한다.

표준차량은 기본적으로 상용차량(0.8mm 이하)보다 두꺼운 철판(1.4mm 이상)을 사용한 견고한 프레임 바디 설계에 종경사 60%(약 31˚)의 전/후진 등판능력과 일정 깊이의 도섭 능력(약 1m)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전륜(全輪)구동 방식, 도섭 라인에 걸친 부분(차축, 엔진, 변속기 등)과 전장품의 방수 설계, 상용차량보다 높은 최저지상고(약 300mm)와 큰 접근각/이탈각이 필수적이다.

또한 험로 탈출에 용이하도록 후차축에 차동제한장치나 차동잠금장치를 적용해야 하며, 현 시점에 생산되는 차량은 전자제어식 엔진 및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므로 차량 전장품에 반드시 EMI 차단 설계를 적용해야 한다.

그리고 혹한/혹서기(-32℃~43℃)에도 엔진의 일발 시동이 가능해야 하고, 등화관제용 등화류를 반드시 장착해야 하며 트레일러 등 피견인차량을 야지에서도 견인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수명 주기가 상용차량에 비해 길게 설정되고 유사시를 대비해야 하는 군 운용 특성상 정비를 처음 배우는 장병도 정비가 가능하도록 구조를 간단하게 하고 다른 표준차량과 주요 부품이 호환되도록 설계하여 후속 군수지원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2019년부터 중형표준차량 사업이 착수 예산 승인을 시작으로 2020년 3월말 부터 본격 착수에 이르게 되었다.

기아자동차의 중형전술트럭 컨셉 (사진: 디펜스 투데이)
기아자동차의 중형전술트럭 컨셉 (사진: 디펜스 투데이)

중형전술차량 사업

우리 군의 차기 중형전술차량 사업은 2006년 3월 육군본부의 긴급 소요제기로 시작되어 서울 국제항공우주방위산업전(ADEX)와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등 방위산업 전시회에 수 차례 시제차를 선보였으나 타당성 검토 등의 문제로 그동안 선행 연구와 사업 지연을 반복하고 있었다.

초기에 육군 당국은 방탄 차체를 적용한 전술차량과 차기 2½톤/5톤급 표준차량의 연구를 별도로 진행하다가 예산 및 부품 호환 등의 문제를 들어 지난 2015년 8월 양자를 통합 개발하기로 결정하고 한국국방연구원(KIDA) 소요분석, 국방부 소요검증과 선행 연구 등 절차를 거쳤으나 연구개발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러다가 최근 육군이 도보부대를 기동화하는 것을 목표로 백두산 호랑이 4.0 사업을 추진하면서 중형표준차량 사업 역시 급물살을 타게 되었고, 군 당국은 2019년도 국방 예산에 14억 6천만원의 개발 착수비를 증액 편성하여 본격 연구개발에 착수하기로 결정하였다.

중형표준차량 연구개발 사업은 차기 2½톤/5톤급 표준차량과 5톤급 방탄 표준차량의 기본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현재 우리 군이 운용중인 2½톤/5톤급 표준차량은 성능 개량형조차 195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설계에 약간의 개량 사양만을 추가한 정도이며, 차기 표준차량 사업이 표류하는 동안 선진국의 군용차량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여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단적인 예로 우리 군과 유사한 보닛형 플랫폼의 차량을 운용하던 미군은 1996년부터 상용 트럭과 유사한 캡오버형 플랫폼의 FMTV(Family of Medium Tactical Vehicles) 시리즈를 전력화하여 현대 전장 요구 사항에 부응함과 동시에 차량 운용에 효율성을 기하였다.

뿐만 아니라 현재 운용중인 표준차량의 30%가 노후화되어 조속한 교체가 요구되고 있고, 육군의 계획대로 도보부대를 차량화하려면 기존 차량의 대체 수요 대비 더 많은 대수의 표준차량이 필요하다.

이에 육군 당국은 약 177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표준 플랫폼을 개발하고 2024년부터 약 1조 7천억원을 투입, 1만 1천여대의 중형 표준차량을 일선 부대에 배치할 계획이다.

차기 중형표준차량 개발의 요점은 야지 기동성과 안전성, 운용 편의성, 계열화를 들 수 있다. 야지 기동성 측면에서는 상용차량에서 검증된 엔진 및 파워트레인 성능과 CTIS, DL 등 현대 상용차량 기술을 적용한 사양을 이용하여 현용 표준차량에 비해 향상된 성능을 보일 것으로 확신하며, ABS 적용 풀 에어 브레이크와 전술 타이어, 적재함 좌석 안전벨트 등은 탑승 병력의 안전을 보장하게 될 것이다.

또한 캡오버형 플랫폼과 상용차량 기반의 운전 계기, 에어컨, 상당수의 상용차량과 호환되는 부품 등은 전근대적인 설계의 기존 표준차량에 비하여 개선된 운용 편의성을 제공할 요소로 꼽히며, 기본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모듈화 설계로 다양한 계열차량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차기 중형전술차량 사업은 기존에 표준차량을 제작한 기아자동차가 사업 참여를 했다.

이제까지 기아자동차는 250~300마력 G엔진을 적용한 차기 2½톤/5톤급 표준차량과 420마력 H엔진을 적용한 5톤급 방탄 전술차량의 시제차를 공개해왔다.

그러나 상용차량 기술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발달하고 있으며, 기아자동차의 모기업인 현대자동차는 2019년 8월 신형 준대형트럭인 파비스(PAVISE)를 발표하고 시판에 들어갔다.

파비스는 325마력 G엔진을 적용한 5.5~13.3톤급 트럭으로, 형태를 보면 차기 중형표준차량의 기본 차대로 유력한 모델이 된다.

선진 상용차량 기술 적용이 용이하여 개발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에 유리함은 물론 부품의 상당부분을 상용 모델과 공유하게 되어 유사시 부품 수급에도 큰 이점이 있을 것이다.
군용차량 전용 연구소와 생산라인을 수십년간 운영해온 점은 군용차량 업체로서 기아자동차의 강점이다.

계열차량에 따라 시험평가 및 규격화를 별도로 거쳐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으므로 모든 계열차량을 기본 차량과 동시에 전력화하는 일은 어렵겠지만, 최대한 많은 종류의 계열차량을 기본 차량과 동시에 개발하여 전력화하는 것이 구형 차량 병행생산으로 인한 군수지원간 비효율을 줄이는 길일 것이다.

결어

우리 군이 현재 추진중인 백두산 호랑이 4.0 사업 등에 따른 전술차량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근대적이고 노후화한 기존 표준차량의 대체는 매우 시급한 사안이 되었다.
과거에도 우리는 군 표준차량을 자체 개발 및 생산하여 왔고, 최근에 전력화중인 소형전술차량은 현대 상용차량 기술을 적용하여 군용차량의 일대 변혁을 시도하였다.

앞으로 추진할 중형표준차량 사업 역시 선진 상용차량 기술을 접목하여 개발될 것이며, 세계적 자동차 강국으로 꼽히는 대한민국에게 군 기동차량은 자동차 기술의 결정체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디펜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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