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원잠과 프랑스 쉬프랑급 (바라쿠다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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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원잠과 프랑스 쉬프랑급 (바라쿠다급)
  • 신선규 기자
  • 승인 2020.05.07 2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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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디펜스 투데이)
(사진: 디펜스 투데이)

바라쿠다급 공격원잠, 한국 해군의 원자력 잠수함이 될 것인가?

   물 밑에서 진행되는 원자력 잠수함 프로그램

 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원자력 잠수함  획득 프로그램이 물밑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원자력 잠수함 확보가 처음으로 대선 공약으로 대두될 때만 하더라도 안보 문제와 관련한 경쟁 후보들의 공세를 타개하기 위해 파급력이 큰 극적인 이슈를 선택한 것에 불과하다고 여겨졌지만, 실제 행정부가 구성된 후 이와 관련된 일련의 행정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심지어 이를 위한 외교적인 노력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편집자 주 : 들리는 풍문에 의하면 프랑스 제작사는 한국에 4척의 원잠을 판매하길 바라고 있으나 2척 판매, 2척 면허생산도 타협점으로 가지고 있다고 하나 아직은 어디까지나 희망섞인 것에 불과하다.)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현재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현실적인 원자력 잠수함 확보 방안은 프랑스의 바라쿠다(Barracuda) 공격원잠을 도입하는 방안이다(바라쿠다급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프랑스 해군에서 1번함의 함명이 Suffren으로 결정되었기 때문). 그동안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바라쿠다를 한국 해군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는 유일한 원자력 잠수함으로 몇차례 거론된 바 있다.

 과거와 다른 점은 이제 바라쿠다 도입이 일부 언론과 전문가, 매니아들 사이에 회자되는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서서히 현실화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본고에서 후술하게 되는 이유로 한국이 국산 원자력 잠수함을 개발하는 방안은 현실성이 전무하며, 이 때문에 원자력 잠수함 획득을 위한 연구 결과 해외 도입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이를 위한 외교적인 노력도 진행되어 프랑스 정부의 한국에 대한 바라쿠다 원자력 잠수함(이하 쉬프랑급 공격원잠) 판매에 대해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고 한다. 취재에 응한 관계자에 따르면, 2017년 12월 당시 시점 기준으로 프랑스가 이에 필요한 외교적 지원에도 긍정적이라고 한다. 다만 추후 프랑스와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의 외교 공작의 가능성 등, 이를 좌초시킬 수 있는 다양한 잠재적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추후 전망을 마냥 낙관만 할 수는 없다.

 왜 쉬프랑급 원자력 잠수함인가?

  프랑스의 쉬프랑급 원자력 잠수함은 이미 설계가 완료되어 1번함이 건조 중이다. 그러므로 이를 한국 해군이 도입하게 된다면 설계를 완성하고 검증하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단축하여 보다 빠른 전력화가 가능하며, 기술적인 리스크가 더욱 적다는 장점이 있다.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디젤 전기 추진식 잠수함의 그것과 상이한 선체조립시설을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국내 독자개발안은 탐색개발에서 설계를 완성할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에 더해서 각종 설비 투자에 소요되는 시간까지 필요로 할 것이다.

  원자력 잠수함 건조 경험이 전무한 한국산 원자력 잠수함과 프랑스제 최신예 원자력 잠수함의 기술적인 리스크 격차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크다는 점 역시 감안해야 할 것이다.

  프랑스의 쉬프랑급 공격원잠이 한국 해군에게 적합한 가장 큰 이유는 우라늄 235 비중 20% 이하의 LEU(저농축 우라늄) 연료봉 다발이 장입되어 운전되는 K-15 원자로가 탑재되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 해군이 운용하는 주요 원자력 추진 함정들을 저농축 우라늄으로 운용한다는 방침을 오랫동안 고수해왔다. 현제 프랑스 해군의 핵심 원자력 추진 함정들인 샤를 드 골급 원자력 항공모함과 트리옹팡급 전략원잠, 그리고 근미래에 주력 원자력 잠수함으로 자리잡을 쉬프랑급 공격원잠에는 모두 공통적으로 20% 이하의 LEU 연료봉이 장입되는 K-15 원자로가 들어가있다. 이는 개정된 한미원자력협정에 부합한다.

 쉬프랑급 원자력 잠수함이 한국에 맞는 또 다른 이유는 체급이다. 예전부터 한국 해군 예비역 제독과 예비역 영관 장교 중에서 한국 해군의 원자력 잠수함의 모델로 영국 해군의 트라팔가(Trafalgar)급 공격원잠과 이미 퇴역한 스위프트셔어(Swiftsure)급 공격원잠을 언급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이는 한국 해군의 현실과 실용성을 모두 고려한 상한선이 트라팔가급 공격원잠과 같은 수중배수량 5,000톤급 공격원잠이기 때문이다.

 아메티스트급과 같이 수중배수량 3천톤 이하의 소형 공격원잠은 내부 공간의 제약에서 비롯되는 승조원들의 스트레스 누적과 소모성 보급품 수용의 한계 등으로 인하여 원자력 잠수함의 장기간 작전능력을 활용하는 것이 어렵다. 아메티스트급 공격원잠은 대형 디젤 전기 추진식 잠수함의 그것과 같은 체적에 원자력 추진체계와 대형 소나를 탑재함으로써 내부 공간은 3천톤급 디젤 잠수함의 그것보다 더욱 협소하다.

 이 때문에 아메티스트급 공격원잠의 최대 작전기간은 50일 이내로 규정되어 있다. 반면 장기간 작전에 적합한 영국과 미국의 대형 공격원잠들(수중 배수량 7천톤 이상)은 한국의 역량과 국제정치적인 여건 모두에 부합할 수 없다.

 그러므로 원자력 잠수함의 체급과 한국의 현실적인 여건 모두를 절충한 적정선이 수중 배수량 5천톤급 원자력 잠수함인 것이다. 프랑스의 쉬프랑급 원자력 잠수함은 수중 배수량 5,300톤으로 이 기준에 부합한다.

 쉬프랑급 원자력 잠수함에 적극적으로 자동화 설계가 도입되어 동급 잠수함보다 소요 인원이 적고 내부 공간 해석에도 최신 기법이 도입되었으며, 기술의 발전에 따라 함내에 배치되는 주요 장비의 효율이 과거의 동종 장비보다 향상되어 소형화되면서 과거의 5천톤급 원자력 잠수함들보다 승조원들에게 더 많은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 역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쉬프랑급 원자력 잠수함이 정숙성이 우수할 것이라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장점이다. 전술한 것과 같이 프랑스의 Naval Group은 원자력 잠수함의 정숙성과 관련하여 세계 정상급의  기술 수준에 도달하였다. 특히 아메티스트급 공격원잠과 같이 소형의 원자력 잠수함을 정숙성이 우수한 잠수함으로 설계하는 어려운 작업을 성공시킴으로써 프랑스의 원자력 잠수함 정숙성 수준이 대폭 도약하였다. 그리고 트리옹팡급 전략원잠을 개발, 건조하면서 프랑스의 원자력 잠수함 정숙성 설계는 정점에 도달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프랑스 해군의 독특한 원자력 잠수함 운용 특성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프랑스 해군은 전략원잠은 대서양 연안의 브레스트(Brest)에 배치하며, 공격원잠은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지중해 연안의 툴롱(Toulon)에 배치한다. 그리고 지중해와 대서양 사이에는 지브롤터 해협이 위치하고 있다.

 지브롤터 해협은 매우 협소한 해협이기 때문에 이 해협 근처에서 매복한 잠수함이 해협을 통과하는 잠수함을 탐지하여 타격하는 것이 비교적 용이하다. 실제로 냉전이 한창일 때에는 구 소련 해군 원자력 잠수함이 지브롤터 해협 인근으로 여러차례 잠입하였으며, 현재의 러시아 해군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때문에 프랑스 해군이 툴롱을 출항한 원자력 잠수함을 대서양으로 내보내서 전략원잠을 방어하는 임무에 투입하려면  지브롤터를 통과하는 동안 지브롤터 인근의 러시아 잠수함에 노출되지 않기 위한 높은 정숙성이 요구된다.

 그리고 지중해의 프랑스 공격원잠은 흑해로 잠입하여 러시아 원잠을 감시하는 임무도 수행해야 한다. 이 역시 세계적으로 강력한 대잠능력을 보유한 러시아 해군의 흑해함대 잠수함 기지 근처로 침투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정숙성을 필요로 한다.

 프랑스는 1980년대에 디젤 잔기추진식 잠수함의 선형을 소형 원자력 잠수함으로 재설계하면서 이와 같은 요구에 부합해야 했다. 잠수함에 높은 정숙성을 부여하기 위한 각종 소음 감소, 차폐 대책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여유있는 체적을 보유한 대형 잠수함을 만들어야 하며, 수중 배수량 3천톤에 미치지 못하는 소형 잠수함에 원자력 추진 체계의 소음 차폐를 위한 방음 대책을 도입하는 것은 기술적인 난이도가 매우 높은 작업이다.

 이 때문에 초기의 루비급 공격원잠은 소음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원양작전을 위해 프랑스 공격원잠 도입을 검토하던 캐나다 해군이 도입을 보류(결국 냉전이 종식되면서 도입 포기)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음 대책을 반영하여 아메티스트급 공격원잠을 설계하면서 프랑스의 원자력 잠수함 방음 설계 기술이 대폭 향상되었다. 유체소음을 감소시키고 내부 원자력 추진체계의 소음 차폐를 위해 잠수함의 체적이 루비급 공격원잠의 그것보다 약간 증가하였지만 여전히 내부 체적 여유가 부족한 상태에서 소음을 대폭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개선된 설계에 반영하는 방음 대책의 체적대비 방음효과 수준이 높아야 했다. 이를 위해 내부에 통합되는 추진체계의 자체 진동과 소음을 대폭 감소시켰으며, 이를 위해 소형의 원자력 추진체계에서 터빈을 거쳐 추진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을 대폭 감소시켰다.

 즉, 추진기관의 효율을 향상시킴으로써 소형화된 추진체계에서 출력 확보를 위해 필요로 하는 기계적인 가동 소요를 감소시킴으로써 소음 발생 여지를 줄인 것이다. 이는 아메티스트급 공격원잠의 하이브리드 추진체계의 장점(터빈 감속기어가 필요없기 때문에 영국과 미국의 원자력 잠수함과 달리 감속기어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과 맞물려서 잠수함의 정숙성을 대폭 강화하였다.

 추진체계와 함체를 이격시키는 방음용 탄성체의 차폐 효과를 개선함으로써 방음장치 체적대비 방음효과를 향상시킨 것 역시 높은 기술 수준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다.

 이와 같이 제한된 체적의 공간 안에서 최대한의 정숙성을 확보하는 프랑스의 원잠 설계 기술은 충분한 체적을 갖는 대형 원자력 잠수함에 적용되면서 빛을 발하였다. 대형 원자력인 트리옹팡급 전략원잠은 이와 같이 체적대비 효율이 높은 각종 방진, 방음 대책을 대규모로 도입할 수 있는, 체적 여유가 큰 잠수함이기 때문에 내부 소음 감쇄, 차폐 수준이 매우 높다. 기관의 소음 감소를 위해 효율 높은 추진체계를 설계하는 기술 역시 트리옹팡급 전략원잠에 도입되면서 터빈과 모터를 연결하는 교류 발전기의 에너지 효율이 높고 모터의 효율이 높다. 아울러 K15 가압수형 원자로에서 터빈으로 이어지는 고압 공기 전달 계통에서 발생하는 저주파 소음 차폐를 위한 대책이 도입되면서 트리옹팡급 전략원잠은 내부 소음 방출이 적은 원자력 잠수함이 되었다.

 여기에 더해서 펌프제트 추진체계의 도입 역시 추진 효율 증가를 통한 기관 구동 소요 감소를 통한 소음 감소에 크게 일조하며, 500미터에 달하는 높은 안전잠항심도를 갖도록 설계되면서 스크루에서 발생하는 캐비테이션을 크게 억제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프랑스 해군 트리옹팡급 전략원잠은 현존하는 전략원잠 중 가장 정숙성이 우수하고 생존성이 높은 전략원잠이 되었다. 트리옹팡급 전략원잠의 형상과 구조를 설계할 때 낮은 수준의 유체소음과 함께 깊은 잠항심도를 달성할 수 있는 압력구배가 요구되었다. 이를 위해 잠수함의 구조 해석과 함께 정밀한 디지털 압력 구배 해석 도구와 기술이 도입되었다. 이는 루비급 공격원잠의 유체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메티스트급 함형을 설계하면서 발전하게 된 프랑스의 잠수함 함형 설계 기술을 더욱 일신하는 계기가 된다.

 전술한 바와 같이 프랑스는 전략원잠을 대서양에 배치하며 공격원잠은 지중해에 배치하기 때문에 지브롤터 해협이 봉쇄될 경우 전략원잠은 공격원잠의 호위 없이 독자적으로 작전해야 한다. 이 때문에 프랑스 해군의 전략원잠에는 높은 수준의 대잠/대함 교전 능력과 함께 높은 정숙성이 요구된다. 프랑스 해군의 트리옹팡급 전략원잠에 특이하게 F17 계열 웨이크 호밍 어뢰와 함께 SM39 엑조세(Exocet) 잠대함 미사일이 탑재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즉, 트리옹팡급 전략원잠이 정상급의 정숙성을 갖게 된 것은 프랑스 해군의 독특한 원자력 잠수함 운용 여건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트리옹팡급 잠수함을 설계하면서 일신된 함형 설계 기술과 구조 설계 기술, 방음대책 설계 기술, 추진체계 효율 극대화, 펌프제트 추진체계 기술 등은 이후 바라쿠다 원자력 잠수함과 스코르페네급 디젤 잠수함(다만 스코르페네급 디젤 잠수함에는 펌프제트가 없다)에도 도입되었다. 아메티스트급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대폭 향상되고 트리옹팡급 개발을 통해 정상급에 도달한 프랑스의 원자력 잠수함 정숙성 기술은 바라쿠다 원자력 잠수함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향상되었다.

 이에 따라 바라쿠다 원자력 잠수함인 쉬프랑급 공격원잠은 북한 SLBM 발사 잠수함을 추적, 감시하고 타격하기 위해 신포와 마양도 사이의 좁은 해협으로 접근하기 위한 높은 정숙성을 필요로 하는 한국 해군의 요구에 부합하는 무기체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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