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소류 잠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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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소류 잠수함
  • 신선규 기자
  • 승인 2020.05.0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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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잠수함 운용

일본 해상자위대는 림팩 훈련 때마다 잠수함을 파견하고, 잠대함 모의 전투 결과로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과거 림팩 훈련에 참가한 미 해군의 항공모함과 강습상륙함, 원자력 잠수함 등을 모의 격침 전과들이 공개되던 우리 해군 장보고급 잠수함들과 대조적이다.

 한국 해군의 장보고급 잠수함뿐만 아니라 호주 해군의 소음으로 악명 높은 콜린스(Collins)급 잠수함으로 미 항모 전단에 모의 침투하여 모의 공격하는데 성공한 바 있으며, 심지어 1990년대에는 구형 오베론(Oberon)급 잠수함도 미 항모에 대한 모의 공격을 성공시킨 바 있다.

 반면, 해상자위대의 잠수함은 오야시오급 잠수함이 한 차례 정도 미 항공모함 전단에 대한 모의 공격에 성공을 한 사례를 제외하면 거의 전무하다.

오야시오급 잠수함의 사례에서도 모의 공격에 성공한 전과를 살펴보면 장보고급 잠수함들의 그것보다 적은 편이다.

이를 근거로 당시 오야시오급 잠수함이 모의 침투 공격을 수행하면서 적극적인 잠대함 전술 구사보다 침투에 더욱 집중했을 것이라는 짐작도 가능할 것이다.

 일본 잠수함이 림팩에서 모의 잠대함 침투 공격 전과가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은 일본 잠수함의 성능이 부족하거나 해상자위대의 잠수함 운용 전술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림팩에 파견되는 해상자위대 잠수함은 주로 블루 포스(Blue Force)에 대한 대잠방어임무를 주로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의 적대함대에 대한 모의 침투 공격 임무 투입 빈도는 (그런 임무에 좀 더 적합한 함형으로 설계된) 장보고급 잠수함이나, 또는 고속 기동하는 적 함대 요격에 적합한 미 해군의 원자력 잠수함 등과 비교할 때 좀 더 낮을 수밖에 없다.

 일본의 잠수함 운용 전략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해상자위대는 러시아의 태평양 함대 소속 원자력 잠수함이 일본 영해로 진입하기 위해 경유해야 하는 구역 중, 잠수함 탐지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열도선 사이 해역, 또는 해협의 일부를 상시 초계하고 있다(나머지 진입 통로는 미 해군 원자력 잠수함 등이 초계 담당).

이러한 대잠 초계 대상 해역은 하치노헤 기지 등에서 이륙한 P-3C 등이 커버하는 해역과 잠수함이 매복하는 해역으로 구별하여 관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해군 잠수함의 일본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방어해야 하는 해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같이 자위대가 보유한 잠수함 중, 동시 가동 가능한 4척 ~ 6척의 잠수함은 대부분 대잠 매복경계 임무와 호위대(호위대군 예하 전대)에 대한 대잠 방어 임무 등에 투입된다. 이 때문에 적대 함대에 대한 접근 거부와 요격 임무 등에 투입할 수 있는 잠수함은 대부분의 경우 거의 없는 것으로 짐작된다.
 
 규모가 방대하고 동북과 남서로 길게 분포한 일본의 영해 특성상, 적대 함대에 대한 요격과 차단 임무는 잠수함보다 항공기(항공자위대의 전투공격기와 해상자위대의 대잠초계기)의 스탠드 오프 공대함 집중 공격에 의존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 또한 이같은 잠수함 운용 전략을 결정한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해상자위대의 소류급 잠수함 (사진: 디펜스 투데이)
해상자위대의 소류급 잠수함 (사진: 해상자위대)

소류급 잠수함의 추진 체계

 소류급 잠수함은 이러한 잠수함 운용에 최적화되어 개발되었다. 이 때문에 고속, 고기동 성능보다 심심도 잠항능력과 장거리 잠수함 탐지와 정밀 추적에 방점을 두고 설계되었다.

 비슷한 경우를 독일이 개발한 212급 잠수함과 214급 잠수함에서 찾을 수 있다. 212급 잠수함과 214급 잠수함은 수중 배수량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212급 잠수함은 MTU의 12V396 디젤 엔진 1기를 탑재하지만, 214급 잠수함은 동일한 디젤 엔진 2기를 탑재하여 212급 잠수함보다 2배 더 큰 디젤엔진 출력을 보유하고 있다.

형상 역시 212급 잠수함은 상대적으로 고속 항주 시의 유체 저항이 큰 형상이지만 214급 잠수함은 고속 항주에 좀 더 적합한 형상이다.

 따라서 214급 잠수함은 212급 잠수함보다 디젤엔진 활용도가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손원일급 잠수함 소음 문제가 부각되면서 특히 디젤 엔진 가동 시의 저주파 소음이 요구 수준보다 높았던 것이 문제 되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 였다.

 소류급 잠수함의 함체 형상과 추진 체계 또한 잠대함 공격임무보다 대잠 경계 임무에 더욱 중점을 두고 설계되면서 이같은 경향이 더욱 심화되었다.

 일본 잠수함은 잠대함 전투 임무는 침투 공격보다 주로 <잠대함 미사일>을 이용한 스탠드 오프 공격에 의존 한다.

일본 잠수함의 대형 측면 배열 소나와 예인 소나에 기반하는 우수한 장거리 탐지능력과 탐지한 표적 중 고가치 표적을 식별할 수 있는 우수한 디지털 음향신호처리성능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해상자위대 항공단의 P-3C와 P-1, EP-3 등의 집중 운용에 따른 장거리 해양 감시, 표적 획득 능력을 UHF 통신위성과 지상의 잠수함 통신 중계체계 등을 통해 잠수함에 연동함으로써 해상자위대 잠수함은 네트워크를 통한 장거리 표적 획득이 가능하여 굳이 위험한 침투 공격보다 잠대함 미사일(90식 대함 미사일 또는 UGM-84 하푼. 최근 잠대함 하푼 Block 2 )을 이용한 장거리 스탠드 오프 공격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적대 함대를 타격하는 임무는 주로 <항공자위대와 해자대 항공단>이 담당하며, 해자대의 잠수함은  중국, 러시아의 잠수함이 일본 영해로 진입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병목 해역에서 대잠 경계 임무와 수상함대에 대한 대잠 방어 임무를 주로 담당한다는 것이다.

잠수함으로 적 수상 전투함을 타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적대 함대의 대잠 감시영역 내부로 침투 기동하는 것보다 잠대함 미사일의 스탠드 오프 공격력을 활용한다.

해상자위대의 소류급 잠수함 (사진: 디펜스 투데이)
해상자위대의 소류급 잠수함 (사진: 해상자위대)

소류급 잠수함의 디젤 엔진에 소류급의 수중  배수량에 걸맞는 수준의 고출력이 요구되지 않은 점, 그리고 후기형에는 AIP(스터링 엔진)를 제거하고 대신 리튬이온전지를 대량으로 탑재할 예정이라는 것은 이러한 잠수함 운용 개념을 반영한 것이다.

 

 AIP 없이 리튬이온전지를 탑재하는 소류급 잠수함 후기형

 리튬 이온 전지의 경우, 프랑스에서 제작하여 시험한 잠수함 탑재 리튬 이온 전지는 Scorpene급 잠수함에 최대한 공간을 확보하여 탑재할 경우(즉 MESMA와 연료 전지 등의 AIP 없이 리튬이온전지만 탑재할 경우) 4 노트 정도의 속력을 지속할 경우 스노켈링 없이 7일 정도 연속 잠항이 가능하다.

소류급 잠수함에 탑재되는 일본 GS유아사의 리튬 이온 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프랑스제 리튬이온 전지보다 더욱 높다. 또한, 리튬 이온 전지를 탑재하고 AIP 없이 1주일 가량 연속 잠항이 가능한 Scorpene급 잠수함보다 더욱 큰 체적을 보유하여 리튬이온 전지를 대규모로 탑재할 수 있다.

소류급 잠수함 1번함 소류 SS-501 (사진: 디펜스 투데이)
소류급 잠수함 1번함 소류 SS-501 (사진: 해상자위대)

이 때문에 축전지를 수중에서 충전하기 위한 AIP 없이 5 노트 이하의 저속으로 7일이 넘는 시간동안, 최소 10일은 연속 잠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잠수함 운용은 대부분 핵심적인 대잠 초계 해역에서 매복과 대잠 경계 임무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잠수함이 고속으로 기동할 일이 거의 없다. 

 항공자위대가 위협적인 대잠 초계기의 작전을 거부할 수 있는 공역 아래의 해역에서 기동할 때에는 스노켈링을 하면서 이동을 하는 방법으로 직전 해역 진입 전까지 전력을 유지하고, 저속으로 작전 해역 진입과 이탈을 하도록 임무 계획을 수립함으로써 AIP 없이 대용량으로 탑재한 고에너지 밀도의 리튬이온 전지만으로 대잠 경계 작전 기간동안 스노켈 없는 연속 잠항이 가능한 것이다.

 왜 연료전지 AIP가 리튬이온 전지와 함께 채용되지 않았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스터링 엔진이 차지하는 구역을 리튬이온 전지로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해상자위대의 잠수함 운용 전술로는 작전 해역에서 해자대의 임무 계획 상의 연속잠항기간 요구를 충족하고 있다.

 일본의 리튬 이온 전지는 타국의 제품과 비교해도 에너지 밀도가 높은 편이며, 스터링 엔진이 제거된 소류급 잠수함은 대용량의 리튬 이온 전지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 여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터링 기관과 전혀 다른 체계인 연료전지를 탑재하고 연료전지의 연료와 액화산소탱크등을 제한된 공간에 배치하기 위한 설계의 부담과 새로운 장비의 추가와 운전으로 인한 신뢰성과 비용 문제 등을 굳이 감수해야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AIP가 없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스노켈링 없이 추진체계를 고출력 운용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초계 작전을 수행하는 동안 리튬이온전지에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동안 높을 출력으로 기관을 운전할 수 있는 여유가 크다.

소류급 잠수함이 적대 잠수함을 추적, 또는 요격하는 임무를 수행할 때 적대 잠수함의 어뢰 공격을 받을 경우 이를 회피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적대 잠수함과 교전을 할 때, 소류급 잠수함에 탑재된 89식 어뢰와 같은 사정거리가 긴 고성능 어뢰를 이용하여 먼저 공격할 수 있는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고출력으로 기관을 운전할 수 있는 시간 여유가 더 크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특히 고속에서 잠수함의 3차원 제어 성능이 우수한 소류급 잠수함의 X자 타기와 결부되어 잠대잠 교전 시에 한해서 적지 않은 전술적인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방전된 이후에는 캐퍼시티가 감소하는 대부분의 축전지와 달리, 리튬이온 전지는 방전 후에도 캐퍼시티가 유지되어 스노켈링으로 다시 에너지를 원상 회복할 수 있다는 점과 비교적 신속한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 또한 긴급한 상황에서 고출력 기관 운전 선택의 융통성이 큰 이유가 될 것이다.

해상자위대 소류급 잠수함 (사진: 디펜스 투데이)
해상자위대 소류급 잠수함 (사진: 해상자위대)

 

소류급 잠수함 후기형 

소류급 잠수함 후기형은 저속에서 대잠 경계 임무를 수행할 때에는 굳이 AIP가 없어도 해상자위대 자체 연속잠항작전 기준은 충족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대잠 경계 임무 시에 수신 감도와 그와 깊은 관련이 있는 수신 신호의 이득(Gain), 장거리 탐지 성능, 넓은 주파수 대역, 추적 정밀도 등과 관련된 높은 수준의 요구 성능을 충족하기 위해 대형 측면배열어레이와 대형 함수소나 내장이 가능한 잠수함으로 설계되었다.

특히 소음 레벨이 낮은 잠수함의 신호를 정밀하게 배경 소음에서 탐지, 추출하기 위해 필요한 예인 소나와 측면배열 소나는 낮은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특히 추적 정밀도와 수신 감도 확보를 위한 좁은 수신 음폭을 만들기 위한 대개구면 확보는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저주파 대역 소나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잠수함의 심심도 잠항 능력 또한 중요하다. 이는 저주파 대역 소음의 컨버전스 존(Convergence Zone)이 매우 깊은 심도에 존재하여, 저주파 사운드 채널의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 잠수함은 인장강도가 큰 NS110 고장력강으로 제작되었으며, 함체 형상 설계 시에 함체 각 부분에 대한 압력 벡터 작용 양태를 디지털 분석, 해석하여 함형을 설계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거쳐 현재의 형상을 갖게 되었다.

이미 오야시오급 잠수함이 우수한 심심도 잠항성능을 보유한 잠수함으로 설계되어 안전잠항심도가  400미터를 크게 초과한다.

오야시오급 잠수함의 형상을 수정, 재설계하여 만들어진 소류급 잠수함의 경우에는 그보다 더욱 깊은 안전잠항심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디펜스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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