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표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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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치헌 기자
  • 승인 2020.01.16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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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흑표전차

출고되지 못하고 야적장에 방치되고 있는 K2 흑표전차 (사진: 이치헌)
야적장에 있는 K2 흑표전차 (사진: 이치헌)

우리 군은 2016년 하반기에 K2 전차의 2차 양산을 개시하여 2017년에 전력화하고 뒤이어 3차 양산을 실시하여 기갑 전력을 현대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K2 전차의 국내 개발 파워팩의 결함은 여전히 후속 양산을 발목잡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신속한 전력화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후속 양산의 위기 : 계속되는 변속기 결함

K2 전차의 1차 양산분은 최초 개발시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던 독일제 파워팩(MTU 1,500마력 MB-883 Ka501 V12 수냉식 디젤엔진 + RENK HSWL-295 자동변속기)을 적용, 양산하여 2014년 7월부터 전력화하였고, 2차 양산분부터는 국내 개발 파워팩(두산인프라코어 DV-27K 1,500마력 디젤엔진 + S&T중공업 EST15K 자동변속기)을 적용하여 양산할 계획이다.

그러나 기술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제품 개발까지 약 3년이라는 무리한 개발 일정으로 시험 평가 도중 각종 결함들이 발생하였고, 우여곡절 끝에 전투용 적합 판정은 받았지만 2차 양산에 들어간 현 시점에서조차 양산이 불가능할 정도의 결함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국내 개발 파워팩은 양산 개시 후 엔진과 변속기 각각에 대해 실시하는 단품 내구도 검사와 성능 검사, 주행성능 검사로 이어지는 최초 생산품 검사를 통과해야 본격 전력화가 가능하다.

그런데 K2 전차 국내 개발 파워팩의 경우, 엔진은 2016년 3월 단품 내구도 검사를 마쳤으나 변속기는 4가지 결함이 발견되었고 동년 1~7월까지 5차에 걸친 단품 내구도 검사에서도 개선되지 않았다.

7차 단품 내구도 검사에서는 변속기 압력 저하로 검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2차 양산분을 2017년에 양산하는 것은 불가능 했으며, 2019년 완료 예정이었던 2차 양산분 전력화는 물건너 간바 있다. 이후 3차 양산에도 막대한 지장이 발생하고 있다.

파워팩 국내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결함들은 국내 기술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간에 결과물을 낼 것을 요구한 대한민국 국방부와 실제 개발과 제조를 담당한 두산인프라코어(엔진)/S&T중공업(변속기) 모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파워팩은 엔진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엔진+변속기+감속기+차동기의 결합체이며 2차 양산 지연 사태는 변속기의 결함 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엔진은 단품 내구도 검사를 통과했으나 S&T중공업의 변속기는 7차 검사에서도 내구도 결함이 발생했다.

전차 파워팩 개발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일인 만큼 크고 작은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변속기 개발 업체인 S&T중공업은 그동안 기계적 결함 외에 여러 차례 불순한 태도를 보여왔는데, 시험평가 중이었던 2012년 8월 TCU(Transmission Control Unit) 프로그램 중 토크 리미트(Torque Limit) 부분을 평가 관계관의 승인 없이 임의로 변경한 사실이 육군 시험평가단에 적발되어 이를 인정하였음에도 기술적 노하우에 의하여 최적화 튜닝을 한 것이므로 무단 변경이 아니라고 거짓으로 해명하였으며(최적화 튜닝이든 무엇이든 간에 TCU 프로그램을 평가 관계관 승인없이 임의로 조작한 사실 자체가 문제된다), 2013년 8월까지 운용시험평가를 진행중이었음에도 동년 5월에 변속기의 5,288Km 군 운용시험을 중대결함 없이 완료했다는 거짓 보도내용을 유포한 전력이 있다.
 
2016년 6월에는 단품 내구도 검사 중 변속기 메인 하우징과 핵심 구성품인 유성기어가 파손되는 결함이 발생하였는데, S&T중공업은 이것이 메인 하우징의 불량인지 유성기어의 불량인지 파악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메인 하우징과 밸브 조립체 등 외장 부품 2가지를 제외한 모든 부품을 교체하고 검사할 것을 주장했다가 방위사업청에게 퇴짜를 맞기도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한 언론은 유독 변속기에만 가혹한 검사 기준을 적용하여 양산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엔진과 변속기의 완성품 검사 기준이 다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였으나, 방위사업청은 엔진과 변속기 모두 동일한 품질 기준에 의거하여 완성품 검사를 시행중이며 업체의 모든 부품 교체 후 검사 요구로는 품질을 보증할 수 없다고 일축하였다.
 
2017년 4월 방위사업청은 결함 원인을 조사하기 위하여 봉인해놓았던 K2 전차 변속기를 S&T중공업 측에서 무단으로 봉인을 해제하여 정비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변속기 단품 내구도 검사 중에 변속기의 변속장치 내부의 C1 클러치의 압력이 저하되는 결함이 발생하여 시험을 중지한 후 해당 변속장치를 개발한 독일 업체로 이송하여 원인을 규명하기로 하고 변속장치를 봉인했는데 S&T중공업 측이 변속장치의 봉인을 무단으로 해제하고 열어본 것이다.

S&T중공업은 변속장치를 독일로 이송하여 원인을 규명하려면 2~3개월 정도 소요되므로 신속한 해결을 위한 조치였으며 실제로 그로 인해 원인을 신속하게 규명할 수 있었다고 항변하지만,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계약에 있어서 법령과 절차를 무시하고 임의로 봉인을 해제한 것은 명백한 부정행위이며 의법조치의 대상이 된다는 점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 사건으로 방위사업청은 S&T중공업 관련자들을 형사고발조치하는 한편, 체계개발업체인 현대로템 역시도 부정당업체 제재를 추진한 바 있다.

이후 S&T중공업은 현 변속기 내구도 평가기준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시험 규격 변경을 요청했다.

 그러나 엔진과 변속기를 포함한 K2 전차 파워팩 현재 최초 생산품 검사로 양산 전 단계인 체계개발이나 시험평가 단계가 아니라 양산 단계이며, 방위사업청은 계약내용과 규격에 따라 실시하는 최초 생산품 검사 진행 중에는 계약 및 규격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못박는다.

 

대안

K2 전차의 후속 양산 지연으로 인하여 우리 군 기갑 전력 강화에 막대한 차질이 발생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K1 전차는 1987년, K1A1 전차는 2001년에 각각 전력화된 장비로 장차전에 대비하기 위하여 각각 K1E1/K1A2로의 성능 개량을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의 성능 개량만으로는 부족한 편이며 2차 성능 개량을 추진할 예정이다.

 M48 계열 전차로 가면 더 심각한 상황으로 1세대 전차로 분류되는 M48은 마지막으로 생산된 차체가 1959년산이며 현대전에 대응하기 어려운 750마력 엔진과 성형작약탄에 매우 취약한 주조 차체이므로 대체가 절실하다.

따라서 현존하는 모든 M48 전차를 대체하기 위해서라도 K2 전차의 후속 양산이 중요한 것이다.

K2 전차의 후속 양산은 매우 시급하나 변속기 여러 문제들로 인하여 3차 양산분 전력화가 어렵게 된다.

현재 K2 전차의 전력화 지연 원인은 변속기의 지속적인 결함이다.

RENK 변속기는 이미 MTU 엔진과 조합한 파워팩으로 K2 전차에 탑재되어 처음부터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것은 물론 1차 양산분으로 성능을 입증하고 있으므로 국내 개발(두산) 엔진과 조합하여도 2차 양산품에서 제 성능을 낸다.

무난하게 양산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2 전차 파워팩 국내 개발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고 그에 따라 군 당국과 제조업체 모두 각자의 책임이 있고 비난받을 일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K-2 전차 양산라인 (사진: 이치헌)
K-2 전차 양산라인 (사진: 이치헌)

[디펜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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