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공정기동사단
상태바
한국군 공정기동사단
  • 이치헌 기자
  • 승인 2021.09.09 22: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1년 연말 창설 예정인 공정기동사단은

한국형 공지기동사단과 기갑차량

이치헌 기자

남북관계가 대화 무드로 변화하고 인구 절벽으로 대규모 병력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짐에 따라 본격적인 한반도의 군비 축소가 머지 않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육군은 남북관계의 변화 이전부터 약 12만명의 병력을 2022년까지 감축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인구 절벽으로 인하여 군축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따라 육군 당국은 미사일 전력, 전략기동군단, 특수임무부대, 드론봇 전투체계, 워리어 플랫폼(개인 전투체계)의 5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를 적극 추진하여 군의 체질 개선과 실전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전략기동군단의 구성 요소인 한국형 공정기동사단은 육군 전력에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이며 이는 육군의 주력 기갑차량에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형 공지기동사단과 그에 따라 예상되는 우리 군 기갑차량의 미래에 대하여 알아본다.

한국형 공정사단 - 공지기동사단

이전까지 육군의 공중기동작전 기반

현대전은 제한된 병력으로 신속한 종심기동과 강력한 화력을 구현하는 것이 승패의 관건이다.
전쟁 초기 제한된 병력을 신속하게 적진에 투입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항공기를 이용한 공중기동이며, 특히 한반도와 같은 산악 지형에서는 육로를 통한 신속한 병력 투입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고, 소규모 적 특작부대를 상대로 한 탐색, 격멸을 목적으로 하는 대침투작전 역시 수행해야 하므로 헬기를 활용한 공중기동작전이 매우 유용하다.

KUH-1 수리온 기동헬기(사진 이치헌 기자)
KUH-1 수리온 기동헬기(사진 이치헌 기자)

우리 육군도 이전부터 이 점을 인식하고 1999년 4월 항공작전사령부 창설과 함께 독자적인 공중강습작전을 수행할 직할부대로 제1공중강습여단을 창설하였다.
이 제1공중강습여단은 본래 2군사령부(현 2작전사령부) 직할이던 203특공여단을 항작사로 예속하여 창설한 부대이며, 지형상 제약을 덜 받는 헬기를 이용한 공중기동작전으로 적의 주요 전략/전술적 목표를 직접 타격하거나 적의 선두와 후방 사이에 교두보를 구축하여 적의 전/후방 연결을 차단하는 ‘공격적 차단 전술’과 산악지대에서의 대침투작전 등을 주요 임무로 하였다.
그러나 공중강습작전 수행 중에는 적 정규군은 물론 기계화부대와도 맞닥뜨리기 쉬운데 이들을 상대하기 위하여 공중강습부대는 박격포, 대전차미사일, 심지어 야포까지도 헬기로 수송할 능력이 되어야 하며, 공중기동작전 중에는 적 대공화력의 위협이 상존하고 작전 목표에 있는 적 전력에 대한 사전 제압이 필요하므로 공격헬기를 이용한 엄호 또한 중요하다.
이 때문에 대표적인 공중강습부대인 미육군 101공수사단은 보유 헬기가 400여대이며 이 중 기동헬기가 200대 이상이고 최강의 공격헬기인 AH-64 아파치도 70여대를 보유하여 우리 육군 전체의 헬기 전력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다.
그리하여 군 당국이 나름 야심차게 추진했던 최초의 공중강습여단 프로젝트는 기동헬기와 공격헬기 전력 모두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군의 현실 때문에 결국 접게 되었고(병과간의 알력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단지 그것 때문이라고만 보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더 크다), 2005년 여단은 다시 종전과 같이 현 2작사 예하의 203특공여단으로 환원되었으나 미래전의 적지 종심작전에서 공중강습부대가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된 군 당국은 이후 특공부대를 위주로 점차 여러 부대에 공중강습 임무를 부여하였다.

헬기 전력 증강으로 인한 변화

이후 군 당국은 헬기를 이용한 공중기동작전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하여 2005년부터 한국형 기동헬기(KHP) 사업에 착수하였고 이 사업의 결과물이 KUH-1 수리온 기동헬기이다.
수리온은 한반도 전역에서의 공중기동작전 수행을 전제하여 분당 150m 속도의 수직 상승과 백두산 높이인 2,700m 고도에서 호버링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으며, 기존의 UH-1 기동헬기를 대체하여 명실상부한 육군의 주력 기동헬기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더불어 공중기동 수송능력 및 전장 생존성 향상을 위하여 CH-47F 대형기동헬기의 추가 도입 역시 추진중이다.

CH-47D 치누크 수송헬기(사진 이치헌 기자)
CH-47D 치누크 수송헬기(사진 이치헌 기자)

군 당국은 공격헬기 전력 역시 증강을 추진해왔고 그 결과물로 2016년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 36대(2개 대대분)를 육군에 전력화하였다.
이 AH-64E의 도입은 육군 전력에 있어 큰 전환점이라 할 수 있는데, 가장 큰 변화로는 공군에 의존하던 근접항공지원(Close Air Support ; CAS)을 육군이 직접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을 꼽을 수 있다.
한·미 공군은 약 20% 정도의 소티(Sortie)만을 CAS에 할당하고 있는데, 이는 전시 공군은 공대공전투, 대화력전, 적 핵심시설 타격과 같은 공군 본연의 임무에 주력해야 하는데다 CAS는 육·해·공 합동화력구역(Joint Fire Employment Area ; JFEA)의 면적과 지형적 특성, 각 화력 수단의 특징, 항공기의 회전 반경과 체공 고도 등을 고려한 효율적인 운용을 위하여 Cell당 일정한 전력만을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항공지원은 특성상 이륙 준비부터 실제 이륙까지는 일정 시간이 소요되며 무장 탑재량이 한정되므로 일정 시간 비행 후 정비 및 재무장을 위해 기지로 복귀해야 하고, 운용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등의 한계가 있다.
더불어 CAS 임무를 주로 수행하는 F-5 등 일부 우리 공군 전술기는 야간 및 악천후 임무 수행이 제한되며, 해당 기종들은 사실상 대체전력 없이 도태중이고 KF-5가 전량 도태되는 2020년대 중반 이후부터 CAS 임무 전술기는 FA-50만 남게 된다.
KF-5를 대체하는 KF-21 블록Ⅰ형은 공대공임무기라 CAS 임무를 수행하지 않으므로 공군의 CAS 임무기는 더욱 감소하게 될 예정이다.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사진 이치헌 기자)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사진 이치헌 기자)

AH-64E는 첨단 하드웨어(AN/APG-78 롱보우 레이더, AN/APR-48 레이더 주파수 간섭계 등)와 기존 육군 헬기들에 비해 긴 3시간의 임무체공시간(최대이륙중량에서 연료 이외 탑재 중량을 최대로 한 경우의 체공시간), 신속한 작전 즉응성 등을 이용, 지상 기동부대와 함께 기동하면서 해당 지상 기동부대에서 CAS 요청을 해오면 즉시 항공 화력지원을 수행하는 근접전투공격(Close Combat Attack ; CCA) 방식의 CAS를 수행하게 된다.
육군 당국은 현재 전력화된 2개 대대 36대(롱보우 레이더 탑재기(지휘기)는 1개 중대당 1대씩 6대) 외에 장차 72대의 AH-64E를 보유하는 것을 추진중이며, 차후 도입할 AH-64E는 자체 방어시스템인 지향성 적외선 장비(Directional Infrared Counter Measures ; DIRCM)과 드론을 연동할 수 있는 데이터 링크인 MUM-TX를 통합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육군 당국이 핵심 공격헬기 전력인 AH-64E와 차후 전력화할 경전투헬기(LAH) 200대미만으로 지상 기동부대에 대한 대규모 CAS 전력을 갖추게 되면 기갑전력 및 공군 의존도를 대폭 줄어들게 될 것이다.

공지기동사단으로의 부대 개편 방향

육군은 신속한 적지종심 기동작전을 수행하기 위하여 현재의 기동군단 예하의 기계화사단과 1개의 한국형 공정기동사단을 편제하여 전략기동군단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국형 공정사단에 대해서는 미 육군의 제82공수사단이나 제101공수사단과 유사한 부대가 아니냐는 예상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윤곽은 기동/공격헬기 전력과 전차, 장갑차 등 기갑 전력을 조합하여 구성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같이 구성할 경우 ‘공정사단’ 이라는 명칭은 일제 잔재인데다 의미의 오해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본래 공정(空挺)부대는 구 일본군의 공중정진(空中挺進)부대를 줄인 명칭으로 공수착륙이나 공중투하로 적지에 투입되어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를 말한다) 공중과 지상기동전력을 모두 갖춘 부대를 의미하는 ‘공지기동사단’으로 명명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본다.

한국형 공정사단이 헬리본(Heliborne) 부대인 공중강습여단과 낙하산 강하를 주로 하는 에어본(Airborne) 부대인 공중특공여단, K808 차륜형 장갑차를 주력으로 하는 기계화보병여단, 공격헬기를 주력으로 하는 항공타격여단으로 편제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군 당국의 언질에 의하면 헬기 전력과 기갑 전력에 관한 것은 있어도 낙하산 강하부대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낙하산 강하는 가장 기초 과정인 특전사 공수기본과정만 3주가 소요될 정도로 많은 훈련을 필요로 하며, 방공망이 발달한 현대 전장에서 집단 강하는 위험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에 한국형 공지기동사단은 공군 수송기를 이용한 집단 강하보다는 헬기를 이용한 공중기동작전을 수행하는 부대가 편제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더불어 K808 차륜형 장갑차는 일반 보병사단에 배치할 차량이지 기계화보병부대에 배치할 차량이 아니며(현재 K808 장갑차의 전방 보병사단에 실시중이다), 공지기동사단에 편제될 기갑 전력은 기존의 기계화보병사단을 개편하여 배치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밝혀진 것이 많지 않고 앞으로 상황에 따라 바뀔 가능성 역시 크지만 한국형 공지기동사단은 헬기를 주력으로 하는 공중기동부대와 기갑차량을 주력으로 하는 기계화보병부대, 공격헬기부대와 특공부대 등으로 편제될 가능성이 가장 높고 현실적일 것이다.

장차 예상되는 기갑차량의 변화

군 당국의 전투실험 결과 전차와 장갑차를 주력으로 한 기동군단은 적의 반격으로 목표지점 도달에 실패했고 여기에 AH-1S 코브라 헬기로 구성된 항공여단을 포함해도 결과가 좋지 않았던 반면에 AH-64E 아파치 가디언을 포함한 전투실험에서는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AH-64E의 추가 도입과 한국형 공지기동사단 계획은 여러 면에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며 지금부터는 기갑차량 면에서 일어날 변화들을 예상해본다.

전차 - 기존 기갑 전력의 축소와 차기 전차의 대두

현재 우리 군 전차 전력은 K1/K1E1 전차 1천여대, K1A1/A2 전차 480여대, K2 전차 100여대 등 미 육군과 러시아 육군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3세대 이상급 전차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2~2023년에 K2 전차 3차 양산분을 전력화하면 1,700여대의 3세대 전차를 보유하게 된다.
하지만 AH-64E의 도입으로 여태까지 지상 전력의 중심이었던 구형 M계열 전차의 역할은 축소될 전망이다. 당장 군 당국은 국방개혁 2.0에 따른 기계화부대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일부 기계화보병사단의 해체 및 재배치를 진행중이며, K2 전차 4차 양산분 전력화 이후 K1 계열 전차는 보병사단으로, K1A1 전차는 K1A2 사양으로 개량 후 개편될 기갑여단 위주로 배치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3세대 이후 전차 외에 M48A3/A5K 전차는 현역에서 도태하고 있으며, K2 전차는 많아봐야 300여대로 도입을 종료하게 될 것이 유력해졌으며 이마저도 4차 양산은 아직 불투명하다.

한국형 공중수송전투차량

공지기동사단이 대두됨에 따라 독일의 Wiesel 2 다목적 장갑차와 유사하게 수송기 또는 대형기동헬기로 공중수송이 가능한 장갑전투차량의 필요성 역시 제기되고 있다.

한국형 공중수송전투차량은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에서의 전략적 신속 대응 및 긴급 전개, UN 평화유지군 임무시 신속한 전개 및 전투력 강화 등을 위하여 C-130J-30 수송기를 이용한 적재와 공중투하, CH-47F 헬기를 이용한 슬링 수송이 가능한 경량 장갑차량 형태로 제기되고 있으며, 아직은 연구 단계이나 공지기동사단의 추진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연구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특성상 항공 수송을 위하여 길이 6m×폭 2.6m×높이 2.5m 정도 부피에 8~9톤 가량의 전투중량, 승무원 2명 + 부가인원 최대 4명 정도의 경량급으로 7.62mm 기관총부터 30mm 기관포, 40mm 유탄기관총, 대전차로켓 등의 경무장을 갖추는 구상중이다.

단계별 모듈형 장갑을 적용한 차체에 기동력은 최고속도 60~70km/h, 항속거리 약 400km에 수상도하가 가능해야 하며, 수송기에서 공중투하를 위한 시스템과 차량 위치 확인장치 역시 적용 예정이다.

기본형 차량을 바탕으로 화력지원용, 정찰용, 앰뷸런스 등의 계열차량을 구상중이며, 운용 개념은 C-130H/J 수송기(최대 적재량 18톤)에 2대 적재 또는 CH-47D/F 헬기(최대 적재량 11톤) 슬링 수송으로 잡고 있다.

우리 군이 보유한 항공 자산의 수송 능력을 충족하고 차량을 운용하는 전투부대의 임무 특성과 적 전술을 고려하여 성능 및 기능을 선별적으로 수용한 차량을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공중투하를 위한 낙하산 투하 시스템과 보조장치, 차량 위치 확인장치 등의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

 공중 수송이 목적인 경량화 차량의 한계를 고려하여 실제 전장에서 쓸모있는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결어

4차 산업혁명과 인구 절벽 시대에 직면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군 병력 감축은 불가피하며 육군 병력 12만 감축이 현실로 다가온다.
한정된 병력을 가지고 전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육군 당국은 5대 게임 체인저를 추진하고 있고 그 중 전략기동군단의 일부로 편제될 공지기동사단은 향후 육군 전력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AH-64E 아파치 가디언 헬기와 기동헬기 등 헬기 전력이 그 중심이 될 예정이다.
그로 인하여 한국형 공수전투차량은 항공기를 이용한 공중수송과 그로 인한 한계점들을 고려하여 미래 전장에 적합한 결과물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군 당국의 건투를 기대한다.

[디펜스투데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