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화살머리고지일대 6·25 전사자 발굴유해, 올해 첫 신원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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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화살머리고지일대 6·25 전사자 발굴유해, 올해 첫 신원확인
  • 이치헌 기자
  • 승인 2020.03.1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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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비무장지대(이하 DMZ)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 중에서 국군 전사자 4명의 신원이 올해 처음으로 확인되었다.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고 정영진 하사(139번째), 고 임병호 일등중사(140번째), 고 서영석 이등중사(141번째), 고 김진구 하사(142번째)다.

139번째 신원확인 고 하사(현 계급 상병) 정영진님 발굴 현장 (사진: 국방부)
139번째 신원확인 고 하사(현 계급 상병) 정영진님 발굴 현장 (사진: 국방부)

  지금까지 6・25전쟁 전사자 중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00년 4월 유해발굴을 개시한 이후 총 142명이며, 특히 DMZ내 최초의 유해발굴인 화살머리고지에서는 총 7명의 전사자 신원이 확인되었다.
      * '19년 화살머리고지 신원확인 전사자 ‘고 박재권・남궁 선・김기봉 이등중사’

139번째 신원확인 고 하사(현 계급 상병) 정영진님 유품 (사진: 국방부)
139번째 신원확인 고 하사(현 계급 상병) 정영진님 유품 (사진: 국방부)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고인들은 모두 제 2사단 31연대 소속으로 6ㆍ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정전협상이 진행되었던 기간이자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53년 7월 중순경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에서 전사했다.
    *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1953. 6. 29.∼7. 11.) :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전 철원 북방의 백마고지와 화살머리고지를 확보하고 있던 국군 제2사단이 중공군 제23군 예하 제73사단의 공격을 격퇴하기 위하여 전개된 전투
   * 피해 현황 : △국군(전사 212명, 실종 16명), △중공군(사살 1,418명)
  특히, 정전협정 체결(’53. 7. 27.)을 불과 2주가량 앞둔 시점에 전사한 것으로 확인되어, 더욱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 전사일 : △고 정영진 하사(’53. 7. 10.), △고 임병호 일등중사(’53. 7. 13.), △고 서영석 이등중사(’53. 7. 10.), △고 김진구 하사(’53. 7. 13.)

140번째 신원확인 고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 임병호님 생존사진 (사진: 국방부)
140번째 신원확인 고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 임병호님 생존사진 (사진: 국방부)

지난해 발굴될 당시 고인들의 유골 상당수는 개인호에서 부분 유해 및 골절된 상태로 발굴되었던 점을 볼 때, 마지막 순간까지  한치의 땅도 양보하지 않기 위해 진지를 사수하던 중 적 포탄공격에 의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140번째 신원확인 고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 임병호님 유품 (사진: 국방부)
140번째 신원확인 고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 임병호님 유품 (사진: 국방부)

  또한, 유해발굴 현장에서는 고인들과 함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했던 수통, 탄약, 인식표, 계급장, 기장증, 대검, 전투화, 철모 등 다수의 유품이 발굴되었다.       
고인들은 스무살 청춘의 나이에 국가를 지키고자 하는 신념 하나만을 가지고 사랑하는 부모와 형제를 남겨둔 채 6·25전쟁에 참전했다.

141번째 신원확인 고 이등중사(현 계급 병장) 서영석님 발굴현장 (사진: 국방부)
141번째 신원확인 고 이등중사(현 계급 병장) 서영석님 발굴현장 (사진: 국방부)

  특히, 고인 중 세분은 이미 결혼을 한 상태였으며, 슬하의 어린 자녀를 아내에게 남기고 참전했다가 전사한 사실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 △고 정영진 하사(자녀 : 1남), △고 임병호 일등중사(자녀 : 1녀), △고 김진구 하사(자녀 : 1남) △고 서영석 이등중사(미혼 )  

141번째 신원확인 고 이등중사(현 계급 병장) 서영석님 유품 (사진: 국방부)
141번째 신원확인 고 이등중사(현 계급 병장) 서영석님 유품 (사진: 국방부)

  또한, 고인의 아내(자녀)들은 6・25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남편(아버지)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하루하루 눈물로 세월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한편, 고 김진구 하사의 아내 이분애(90세)님은 ”남편의 시신을 못 찾아서 무덤이 없으니까 내가 죽거든 선산에 묻지 말고 뿌려달라고 말해왔을 정도로 오랜 세월 가슴 아파하며 살았는데 남편을 찾게 되어 앞으로 같이 묻힐 수 있다니 너무나 다행이다.”라고 말씀하시며 벅찬 감동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142번째 신원확인 고 하사(현 계급 상병) 김진구님 생존사진 (사진: 국방부)
142번째 신원확인 고 하사(현 계급 상병) 김진구님 생존사진 (사진: 국방부)

국방부는 유가족들과의 협의를 거쳐 고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의미 있는 귀환행사와 안장식이 거행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고인들의 신원확인은 사전에 채취하여 등록한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가 확보되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화살머리고지 전사 실종자에 대한 기록분석 및 유가족 명단 확보와 탐문관들의 유가족 자택 방문 등을 통한 유가족 유전자 확보 노력이 국군 전사자 신원확인에 크게 기여했다.

142번째 신원확인 고 하사(현 계급 상병) 김진구님 유품 (사진: 국방부)
142번째 신원확인 고 하사(현 계급 상병) 김진구님 유품 (사진: 국방부)

앞으로도 국방부는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이 되는 ‘6ㆍ25 전사자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채취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유전자 시료채취에 동참한 유가족은 약 4만여 명으로, 유해에 비해 시료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 6ㆍ25전쟁 이후 수습되었으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1만여 구와 아직까지 미수습된 유해 12만 3천여 구 등 포함 총 13만 3천여 구의 유해에 대한 시료가 필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우리의 호국영웅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드리기 위해서는 유해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유가족들의 유전자 시료채취와 확보가 중요하다”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6・25 전사자 유해 신원확인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남북은 ‘9‧19 군사합의’ 이행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실질적으로 완화함으로써, 67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우리가 다가가지 못했던 DMZ내에서의 유해발굴이 가능하게 되었다.
  특히, 우리 軍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남북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사전준비 차원에서 실시된 화살머리고지 MDL 이남 지역의 지뢰제거 및 기초유해발굴작업을 통해 약 2,000여점의 유골(잠정 유해 260여구)와 6만 7천여점의 유품을 발굴하였다.
6·25전쟁 70주년인 올해에도 국방부는 그동안의 DMZ내 유해발굴 성과를 바탕으로 DMZ내에서 유해와 유품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다해 수습함으로써,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마지막 호국의 영웅까지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있도록 6・25 전사자의 유해발굴과 신원확인을 위한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 DMZ내 미(未)수습 국군 전사자 유해는 1만 여 구일 것으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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