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독일의 마더 III 자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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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독일의 마더 III 자주포
  • 이치헌 기자
  • 승인 2019.11.11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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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독일군에서 맹활약한 마더Ⅲ 대전차 자주포

마더Ⅲ( MarderⅢ ) 대전차 자주포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독일군을 상징하는 것으로는 강력한 전차부대를 꼽을 수 있겠지만 그러한 전차부대 못잖게 중요하면서도 한편으로 맹활약한 무기가 있었으니 바로 대전차 자주포다.

  이는 어쩌다가 ‘전차군단 독일군’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됨과 동시에 현실적으로는 극심한 전차부족에 시달리고 있던 전혀 상반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독일군 수뇌부가 고심을 거듭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하는데 그러한 고민을 잘 반영한 것 중 하나가 이번에 소개할 마더Ⅲ 대전차 자주포다.

(사진: 디펜스 투데이)
(사진: 독일 연방정부)

대전 기간 중 무려 2,206대라는 만만치 않은 수량이 생산된 마더 대전차 자주포 시리즈 중 가장 성공적이면서도 흔하게 잘 알려진 마더Ⅲ 대전차 자주포 시리즈를 알아보자.

(사진 : 디펜스 투데이)
(사진 : 독일 연방정부)

 

마더Ⅲ가 등장한 이유

  서두에서 언급했듯 전쟁 기간 중 극심한 전차 부족을 겪었던 독일군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적잖은 수의 자주포와 돌격포를 생산했다.
  이는 ‘꿩 대신 닭’이라는 존재로 등장했다가 졸지에 그 꿩의 지위에 근접해버린 경우로 특히 소련군이 투입한 강력한 전차인 T-34/76과 KV-Ⅰ에 대처해야 했던 독소전 초기가 본격적인 시초라 할 수 있다.

   T-34/76과 KV-Ⅰ의 강력한 장갑은 서부전선에서 나름대로 활약했던 독일군의 그 어떤 대전차포로도 정상적인 교전거리 격파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T-34/76을 격파할 수 있는 75mm Pak 40 대전차포를 탑재한 마더Ⅲ H형. 본격적인 대전차 자주포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형식으로 M형에 비하면 측후방 보호 대책이 다소 취약한 편이다.

(사진: 디펜스 투데이)
(사진: 독일 연방정부)

쥐는 물론 뱀과 날다람쥐 등도 잡아먹는 담비는 호랑이는 안 되더라도 나름 강한 이미지를 풍기는 동물이다. 따라서 대전차 자주포에 그런대로 어울리는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독일군은 당시 운용할 수 있던 대전차포 중 가장 강력한 축에 속했던 75mm Pak 40과 소련제 ZIS-3 76.2mm 사단포를 우선 급격히 구식화된 체코제 38(t) 전차와 Ⅱ호 전차의 차체에 탑재한 마더( Marder, 담비 ) 시리즈를 전선에 투입시키게 되었다.

(사진: 디펜스 투데이)
(사진: 독일 연방정부)

 

담비라는 이름이 어우러지는 자주포

  마더라는 이름은 독일어로 “담비”라는 뜻이다.

  다소 의아한 반응이 나올 수 있지만 이는 맹수와도 같은 존재인 전차와 달리 매복 전투를 주로 하는 대전차 자주포의 특성상 어찌 보면 잘 어우러진다고 볼 수도 있다.

  한 가지 아이러니라면 훗날 서독군이 소련의 BMP 시리즈에 대응해 투입한 보병 전투차 이름이 “마더”라는 점이지만……

  1941년 가을 무렵, 급격하게 늘어만 가는 T-34/76과 KV-Ⅰ에 대응하기 위해 독일군은 급한대로 체코제 38(t)의 차체를 전용해 노획한 소련제 ZIS-3 76.2mm 사단포를 탑재한 마더Ⅲ(r)을 완성시켜 1942년 3월부터 생산에 착수했다.

  특히 이 차량은 불과 4개월도 채 안되는 1941년 12월에 시제 차량이 완성되고 12월 22일부터 양산이 결정될 정도로 빠른 속도를 자랑했는데 이는 그만큼 전선의 상황이 매우 다급하게 돌아가고 있었음을 반증하는 예라 할 수 있다.

마더Ⅲ 시리즈의 1번 주자, 마더Ⅲ(r). 워낙 급하게 개발되다보니 대전차 자주포치고는 지나칠 정도로 높은 차체와 엉성한 조립 상태를 보여준다.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격파된 것은 1942년 7월~11월에 걸쳐 총 66대가 파견되었지만 살아 돌아온 차량은 극히 드물다.

(사진: 디펜스 투데이)
(사진: 독일 연방정부)

마더Ⅲ(r)의 측면을 촬영한 사진으로 보다시피 전차의 차체 상부에 그대로 전투실과 주포를 장착한 덕분에 조립 상태도 엉성하고 상부 공간도 지독하게 비좁은 것을 알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의 대표적인 대전차포로 꼽히는 75mm Pak 40. 중량이 1t을 넘기다보니 운용을 위해서는 다수의 인원이 달라붙어야 했지만 당장 눈앞에 괴물같은 적 전차가 나타날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무거운 무게도 아니었을 듯……

  하지만 이렇게 급하게 개발되다 보니 마더Ⅲ(r)은 치명적인 문제점이 많았다.

  우선 38(t)의 차체에서 포탑을 탈거하고 그 자리에 볼트로 강판을 두른 매우 엉성한 조립상태로 완성되어야 했던 것!

  이렇게 엉망으로 조립되어야 했으니 장갑판 역시 최대한 얇고 엉성한 것이 장착될 수밖에 없었는데 우선 전면이 불과 50mm, 측면이 16mm, 후면이 10mm라는 당시 소련군의 어지간한 대전차 화기로도 충분히 격파할 수 있는 매우 빈약한 상태였다.

  여기에 전차의 차체 상부에 전투실을 마련하다보니 공간은 지독할 정도로 비좁을 수밖에 없었고 자연 차체의 높이도 지나칠 정도로 높아졌다.

(사진: 디펜스 투데이)
(사진: 독일 연방정부)

 

마더 III 의 무장과 문제점

매복 전투를 주로 수행하는 대전차 자주포에게 있어 생명이라 할 수 있는 낮은 전고가 간단하게 포기된 셈!

  여기에 주포는 소련군이 독일전차들을 괴롭힐 때 즐겨 투입한 ZIS-3였지만 오리지널 소련제 포탄을 운용하는데 한계가 있었기에 처음부터 독일제 75mm 포탄을 사격할 수 있도록 약실과 포구 제동기를 변경하는 개조까지 하는 수고로움이 있었다.

  마더Ⅲ(r)에 거치된 76.2mm 주포는 부각 -14°, 앙각 25°, 좌우 사각이 각각 12°로 포탄은 전투실 우측에 13발, 좌측에 11발 총 24발을 적재할 수 있었다.

  부무장은 원래 38(t)에 탑재된 Vz.37로 어차피 총은 독일제가 아니더라도 탄환은 독일군 제식인 7.92mm×57을 그대로 운용할 수 있었기에 큰 문제점은 없었다.

  이렇게 엉성하게나마 소방수 역할을 맡아 생산이 시작된 마더Ⅲ(r)은 주로 동부전선에서 대부분 운용되어 1942년 10월까지 총 344대가 생산되었고 이 중 66대는 북아프리카 전선에도 투입되었다.

  이 외에도 전선에서 정비를 위해 본국으로 후송된 38(t)의 차체를 전용해 다시 19대가 추가 개조되어 약 363대라는 생산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차량은 응급조치로 투입된 엉성한 것이었기에 독일군은 보다 대전차 전투에 특화된 차량을 투입하기에 이르렀고 그것이 바로 마더Ⅲ H형이다.

  마더Ⅲ H형은 38(t)의 차체를 이용하기는 했지만 응급조치 수단 성격이 강한 전작과 달리 처음부터 독일군 제식인 75mm Pak 40을 탑재하고 그간 실전경험을 반영해 본격적인 대전차 자주포를 표방했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마더Ⅲ H형의 측후면. 전작에 비해 본격적인 대전차 자주포를 목표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높이도 낮아졌고 특히 피탄 경사각을 중시한 장갑판 배치로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경우에 따라 소련군의 대전차 포탄을 튕겨내는 일까지 발생했다.

아마 독일군이 1941년에 이런 무장을 하고 있었다면 전쟁이 독일의 승리로 끝나지 않았을까? 라는 염원을 담은 듯 하나 역사에 가정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진: 디펜스 투데이)
(사진: 독일 연방정부)

우선 마더Ⅲ(r)이 전차 차체를 별다른 개조없이 부랴부랴 급조된 성격이 강했다면 H형은 아예 차체 상부를 뜯어내고 전투실을 구축해 차체 높이를 낮추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이룩했다.

  주포는 기존 75mm Pak 40에 일부 개수를 한 Pak 40/3으로 신형 반원형 포방패가 부착되었다.

  이 포는 좌우각이 약 30°, 상하 +22°~-5°로 전작보다 범위가 향상되었고 포탄 적재량도 38발로 늘어나 보다 효과적으로 소련군의 전차들에게 대항할 수 있었다.

  또한 기존의 엔진을 125마력에서 150마력으로 변경함으로써 중량 증가분에 따른 출력 저하를 방지했다.

 

마더III의 생산과 배치

  마더Ⅲ H형은 1942년 6월에 시제차량이 완성되어 시험을 거친 뒤 동년 11월부터 생산에 착수해 1943년 4월까지 총 424대라는 만만치 않은 수량을 생산했고 여기에 전선에서 돌아온 38(t) 전차 175대가 다시 마더Ⅲ H형으로 개조돼 낙동강 오리알을 제대로 재활용하는 광경을 연출했다.

격파된 마더Ⅲ H형. 아무리 피탄 경사를 중시했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장갑이 취약한 대전차 자주포는 이처럼 직격을 받을 경우 대파되기 십상이었다.

전선에 전개한 마더Ⅲ(r). 소련군의 공중 정찰 및 대포병 사격에 대비해 위장을 철저히 실시했지만 워낙 높은 차체로 인해 은폐/엄폐가 상당히 불리했다.

[디펜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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