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코브라 공격헬기 항공장교로 걷는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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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코브라 공격헬기 항공장교로 걷는 부자
  • 이치헌 기자
  • 승인 2020.05.07 2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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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을 맞아 30여 년의 시차를 두고 육군 항공장교의 길을 선택한 부자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항공장교로서 33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곧 전직지원교육을 앞둔 육군시험평가단 감항인증실 오병남 준위(52세, 감항인증관, 아버지)와 이제 갓 항공장교로 군 생활을 시작한 7군단 17항공단 오정환 대위(진)(26세, 조종사, 아들)이다.

오병남준위와 오정환 대위(진) (사진: 육군)
오병남준위와 오정환 대위(진) (사진: 육군)

아버지 오 준위는 지난 1987년 부사관으로 입대해 특전사에서 4년간 근무한 후 항공장교로 선발돼 야전에서 코브라 헬기 조종사와 항공학교 비행교관을 거친 베테랑 조종사로 현재 시험평가단에서 감항인증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 동안 강릉대침투작전 등 다수의 작전과 재해재난 현장에서 활약해 왔으며, 지난 4월 5,000시간 무사고 비행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33년간의 군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오 준위는 지난 2000년을 떠올렸다. 당시 그는 무월광 취약시기 항공작전을 수행하던 중 엔진 내부 기어가 깨지는 상황이 발생해 불시착하는 위기에 처했지만 조종사로서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과 조치로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위기상황에서 우수한 비상조치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항공기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데 크게 기여한 조종사나 정비사에게 수여하는 웰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코브라 헬기 앞에서 포즈 취하는 항공장교 부자 (사진: 육군)
코브라 헬기 앞에서 포즈 취하는 항공장교 부자 (사진: 육군)

아들 오정환 대위(진)은 현재 7군단 17항공단 조종사로 근무하고 있다. 지난 해 항공장교로 선발되면서 아버지와 함께 군인이면서 조종사라는 같은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오 대위(진)은 유년시절 코브라 헬기 조종사인 아버지로 인해 줄곧 항공기 엔진 소리를 듣고 자라며 군에 대한 친숙함이 자연스레 몸에 뱄고, 하늘을 누비는 조종사 아버지의 멋진 모습이 그를 자연스럽게 군인과 항공장교의 길로 들어서게 했고, 아버지와 동일한 기종인 코브라 헬기를 조종하게 되었다.
오 준위는 “아들이 연이어 직업군인의 길을 걷겠다고 했을 때 마음이 뿌듯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33년간 경험한 항공장교의 삶이 그만큼 녹록치 않기에 다소 걱정이 되었다”고 한다.
조종사로서 출동과 대기를 반복하면서 비상발령에 부대로 복귀하는 아버지의 차를 뒤쫓아 오던 아들의 모습이 생각난다는 오 준위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에 담아두고, 묵묵히 책임을 다해왔지만 정작 가족이 필요할 때 함께 해 주지 못했기에 이를 아들이 다시 겪게 된다는 것에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코브라 헬기에 탑승해 포즈 취하는 항공장교 부자 (사진: 육군)
코브라 헬기에 탑승해 포즈 취하는 항공장교 부자 (사진: 육군)

하지만 아버지의 뒤를 이어 육군 항공의 주역으로 성장하려는 아들의 당당하고 의연한 모습을 보며 안심할 수 있었고, 이제는 항공장교라는 자부심으로 뭉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같은 병과마크를 달고 코브라 헬기 조종사로 공통점이 많은 이들은 아버지와 아들이면서 스승과 제자이기도 하다. 병과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서로 의견을 나누고, 아들은 항공기 조종을 비롯한 고민이 생길때면 군대의 선배인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하고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한다. 항공의 길을 함께 걷는 아버지와 아들은 부정을 넘어 전우애로 뭉쳐 서로를 더 이해하고 격려할 수 있게 되었다.
오 대위(진)은 “군인에 대한 비전과 포부를 몸소 보여주신 아버지가 있었기에 저도 항공장교로서 큰 꿈을 펼칠 기회를 얻게 되었다”며, “대를 이어 대한민국의 군인으로서 숭고한 사명을 이어갈 수 있음에 자부심을 가지고, 아버지의 뜻을 이어 항공장교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7월 전직지원교육을 앞둔 오 준위는 현재 육군 시험평가단에서 감항인증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군에 전력화되는 항공기에 대해 안전설계의 적합성을 평가하고 비행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비행 등을 하는 감항인증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자격을 부여받아야 가능한 항공기술 전문분야로 현재 그를 포함한 16명이 육군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 준위는 “제가 확인한 항공기를 제 아들과 후배들이 탄다고 생각하니 더욱 만전을 기하게 된다”며, “감항인증을 마친 항공기가 전력화되어 하늘을 안전하게 비행할 때 자부심과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33년의 군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살아왔고 다시 아들과 함께 같은 군복을 입고 조국을 지킨다는 것이 대견하고 뿌듯하다”며, “지금까지 저를 비롯한 내 가족이 우뚝 설 수 있게 해준 대한민국 육군에 감사하며, 군 생활을 마치는 그 날까지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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